어제 의정부에 다녀 왔다.우리 큰아이 유치원 자모들과 모임을
만들어 지금껏 만나고 있다.처음에 만나고 싶다는 분만 열분이
모임을 가졌는데 살다 보니 한분은 남편 따라 남미로 이민을 가
셨고 약국을 하시던 분은 서울에서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해 상주
로 내려 가셨는데 지금은 의약분업 사태로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다시 구미로 옮겼는데 병원 옆이라 바쁘다고 한다.그래서 어제
는 일곱명이 만났다.그중 한분이 의정부에서 음식점을 하시고
계시기 때문에 기왕이면 그곳에서 만나자고 해서 작년부터 한달
에 한번씩 서울에서 그쪽으로 가고 있다.주차장도 편하고 오래
앉아서 수다도 떨수 있어서 다른곳 보다 마음도 편하다.그 친구
남편은 원래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사정이 있어서 음식점을 하
게 되었다.학교 다닐때 부터 배구선수 생활도 했다는 그 친구는
체격도 좋고 보기에는 와일드 하게 보여도 보기드문 여성이다.
우리들이 이조시대 여성이라고 놀릴만큼 남편에게 마음을 쓰고
무슨 일이건 가정이 최우선이다.그래도 이 나이 정도 되면 자신
을 위해 돌아 보게도 되는데 모든것을 가정을 위해 희생 하고 사
는것 같다.남자 입장에서 본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다고 우리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얘기 해도 언제나 빙긋이 웃을 뿐이다.아저씨
도 잘생기셨다..회사일을 하다가 손에 익지않은 식당일을 한지도
몇년이 흘러 이제는 꽤 관록이 있어 보였다.이번에 만나서 추석
지난후 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에 그 친구 에게 함께 가자고 했
는데 식당일 때문에 도저히 갈 수 없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여
섯 명만 가기로 결정을 했다.친정 어머니도 계시고 아들도 같이
일을 거들고 있기 때문에 가자고 설득 해봐도 소용 없었다.이십
일년동안 회비를 모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몸만 가면 되는데
남편에게 일을 맡기고 혼자만 훌쩍 떠날수 없는것 같았다.또 다
른 어머니는 새로 옮긴 약국 때문에, 한 어머니도 개인 사정 때
문에 떠날수 없다고 해서 결국은 여섯이 떠나기로 했다.유치원
모임 어머니들은 모두 마음이 잘 맞아 친척 보다 정겨운데 남편
의 직업이 바뀜과 동시에 생활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서 좀
처럼 짬을 낼수 없게 되었다.그래서 일부러 그 어머니도 만날겸
해서 한달에 한번씩 의정부에 가고 있다.메뉴는 항상 비슷 한것
을 먹을 수 밖에 없지만, 다 함께 모이는것이 좋아서 그렇게 하
기로 결정 했던 것이다.한참을 놀다 잘 다녀 오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돌아 서자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서글펐다.가고 싶은 마음
이야 왜 없겠냐만은 여러가지 사정상 갈수 없다고 대답 할수 밖
에 없는 그녀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수 있을것 같아서 였다.세
상 살아가는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지 주변의 여러 사람들의 인
생살이의 고달픔이 내 고달픔으로 느껴지기도 한다.궂은 날이 있
으면 좋은날이 있겠지 하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