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능성에 직면한 천수이볜 대만 총통이 그의 비서 샤오메이친과의 사이에 터진 성추문으로 안팎에서 시련을 겪고 있다고 21일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가장 위험한 시기에 대만판 ‘모니카 르윈스키 사건’에 휘말린 천수이볜은 부인에게 이혼당할 위기에 처했다. 남편이 총통이 되기까지 지극한 정성을 들여 뒷바라지를 한 부인은 지난 85년 정치테러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채 15년째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이 때문에 천수이볜의 성추문을 지켜보는 대만 국민들의 시선은 더 차가울 수밖에 없다.
천수이볜이 가정문제로 위기에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에 그는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한 아이의 아버지라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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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이라는 이름이 신문지상에 떠들썩하게 올랐던 것이 3월께의 일이었던 것 같다...생소한 이름이 일간지의 첫번째 면을 아주 크게 장식하고 있었다.
대만에서 50년만에 처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고 했다..
중국의 전쟁 위협 속에 실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 집권시대를 마감하고 최초의 여야정권 교체를 이룩한 젊은 정치가가 바로 대만 독립을 주장해온 야당인 민진당의 천수이볜(49) 후보라고 했다..
천수이볜은 승리가 확정된 뒤 환호하는 수만 명의 지지자들에게
“용감한 대만 국민들이 사랑과 희망으로 두려움과 악에 맞서고 민주주의를 지키기위해 투표한 오늘은 대만 역사상 가장 장엄한 순간”
이라고 연설했다고 했다.
나는 이런 기사를 읽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나랑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름도 생소한 한 이국의 정치가가 뼛속에까지 사무치도록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난데없이 그의 불륜 기사가 난 것이다....
그리고 며칠전 내가 보는 일간지에 만화를 연재해 오던 젊은 만화가가 돌연히 연재를 중단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그 만화 연재로 인해, 세간의 인정을 받고 티부이에도 고정 출연하는 등, 준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가 2000회를 얼마 안 앞둔 마당에 돌연 연재를 그만두자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연재라는 게 그렇지 뭐...그 많은 아이디를 짜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에게도 이제 휴식이 필요하겠지..'
생각했다....
하지만...다음날.. 신문에 난 월간지 광고에 그에 대한 이야기가 대문짝만하게 실렸다...그가 젊은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그리고 아내와는 지금 수개월째 별거중이라고 한다..
그가 비싼 외제차를 구입하여 언론에서 떠들어댔을때도...그리고 그가 예비군 훈련에 빠져서 경찰에 불려가 야단을 들었다했을때에도 그가 나쁜사람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기사를 보고 그가 처음으로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결혼전에 내가 라디오 방송에서 이런 말을 들은적이 있었다..
짚시남자들은 결혼할 때, 내가 이 여자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게 되었을 때는 반드시 이 여자를 떠나겠습니다.. 하고 맹세를 한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집에 와서 엄마한테 해주며 말했었다...
"엄마 이 말 멋있지 않어?"
그러자 엄마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아직까지 남편을 사랑하고 있을때에는 어떻게 되는거냐?"
그랬다...
생각해보니 짚시들은 우리보다 더한 남성우월주의속에서 살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의 생각은 완전히 무시한 채, 자기들 생각에 따라 가정을 꾸리기로 한 그 신성한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니 말이다..
그 생소한 이름의 대만 총통이 독재를 청산하고 부패를 불식시키고.. 개혁의 선두주자로 나서길 간절히 희망하며, 자신을 밀어주었던 국민들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내에 대한 사랑을 진솔하게 표현해 눈물이 솟아나게 했던 그의 만화를 아주아주 좋아했던 한 팬이 있었다는 것을 그 젊은 만화가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