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주 가끔 말이지요
아무도 아는이 없는곳으로 훌적 떠나고 싶은날 있지요..왜..
그런날 보은서 괴산가는 일반국도 37번 한번 타 보시겠어요?
나직하게 둘러 쌓인 산이 오매~~!!
급하지 않게 서서히 물들어가는 단풍이 마음을 평안하게 하구요
도로옆으로는 등에 짊어진 지게 위로 노인의 키보다 더 높게 나뭇가지를 올리고 걸어가는 뒷모습에 애잔함이 느껴지면서 할머니를 태운 소달구지를 몰고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삶의 편린인 듯 싶어 잠시 멈춰서도 또르르르 눈알 굴리며 깊섶에서 뛰어다니는 청설모를 한참을 바라보고 있어도 마주 오거나 뒷따라오는 차량이 없는 아주.. 아주..한적한.. 그래서 가끔 세상과 결별하고 와있나 하는 착각이 들 즈음엔 단풍잎이 도로위로 눈처럼 날리는 바람에..
고개를 넘어가면 제가 좋아하는 저수지가 곳곳에서 물안개를 피어올리며 가을햇살을 한껏 유혹하고 있지요
이쯤에서 차를 세우고 저수지 둑길로 올라가 보실래요
보온병에 타온 커피를 꺼내들고요.
연필이나 파란잉크를 가득채운 만년필을 들고 작은노트를 펴서 저수지를 바라보고 생각나는대로 느껴지는대로 적어본다면. 그도 아주 소중한 기억이 될겁니다.
못부르는 노래. 소리높여 불러대도 누구하나 흉볼 것 없구요.
기분좋아 휘파람 휘휘 불어대도 거리낄 것 없어요.
돌맹이 하나 집어 생각없이 던져대도 그돌맹이가 파문을 일으킨다해도 누가 뭐라하겠어요.
그리고 하고 싶은말. 못다한 말. 참고 참았던 말. 다 쏟아내어 버리면 마음이 가벼워지겠지요.
하고 싶은말이 참 많아요.
무수히.. 무수히..
그 말을 다 쏟아놓는다면 햇살이 잘게 잘게 내지친언어를 정신없이 부숴놓아 수몰될 것 같아 이쯤에서 그만 차에 올라타야 할 것 같습니다.
티벳의 민요도 좋고 그리스 민요도 좋고.. 음악을 틀어놓고 달리다 보면 새끼뱀이 길을 잘못찾아나와 곡선을 그리며 가는모습이 귀여워보이기도 해요.
어쩜. 어쩜. 이렇게 지나가는 차가 없을수가 있어요.
놀라와요 . 정말로.
수안보 온천으로 가는 19번 일반국도가 바로 나오기 직전 지난 여름 피서객들로 북적거렸더 화양계곡쪽으로 달리다보면 너무도 고요하여 또한번 시간이 정지되었나 하는 착각에 사방을 둘러 볼즈음 버스정류장에서 아주머니한분과 할머니 두분이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시간이 정지된건 아니구나 하는 안심을 하고 바위가 앉아있는 계곡으로 들어가면 너무도 깊은 심연의공간 물소리에 물밑으로 무리지어 다니는 송사리떼를 한참이나 바라보다보면 갑자기 사랑하는 가족들이 그리워져 이쯤에서 돌아가고 싶어집니다.
외로움이 깊어져 찾아낸 그리움 말이지요.
기다려줄 가족이 있다는것. 참말로 행복한 일입니다.
가끔 ..아주 가끔 말이지요.
아무도 아는이 없는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날 있지요.왜
그런날 보은서 괴산가는 일반국도 한번 타보시겠어요?
내길 인 듯 싶은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