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드디어! 드디어!
삼돌이도 100점이라는 걸 맞았습니다.
그것도
<엄마, 나 오늘 백 점 맞았어요>
=>의기양양 얼굴이 발그레한 삼돌이
<그~으~래? 무슨 시험에서?>
=>완전히 놀라버린 엄마
<으응~ 오늘 수학 시험 봤는데요,
덧셈뺄셈 봤는데요, 백 점이에요.>
=>더욱 기세등등해진 삼돌이.
<잘했다, 잘했어.>
=>흐뭇한 엄마
<엄마, 내가 백 점 맞으니까 행복해요?
으~ 하면서 웃음이 나와요? 저절로?>
=>어휘력이 떨어지는 삼돌이는 그 대신 얼굴 표정이 일품이랍니다.
<그럼, 행복하지.>
=> 삼돌이가 지어보이는 얼굴 표정처럼, 입을 양쪽으로 쫙 찢으며 으~ 하고 웃어보였지요.
<그래서 선생님이 이 사탕 주셨어요. 100점 맞은 애들만 주셨어요>
그러고 보니 삼돌이의 손에는 막대사탕이 들려있었습니다.
저번에 삼돌이 이야기를 읽으신 분들은
혹시 우리 삼돌이가 이렇게 말한 것 기억하시는지요?
=>(있잖아요. 1학년 때 내 짝꿍이었던 최신애는요
사탕이요, 초콜렛맛 아닌 건 다 싫대요.
그래서요, 오늘 딸기맛 사탕 받아서요, 나 줬어요.
그래서 나도 선생님이 주시는 사탕 먹어봤어요.>
=>요렇게만 사탕을 받아먹어 본 삼돌이가
드디어 선생님한테 당당히 상으로 사탕을 받은 겁니다.
<좋겠네. 선생님한테 상으로 사탕도 받고....>
=> 드디어 소원 성취한(?) 삼돌이가
너무나 행복한 모습이어서
정말로 씨익~ 웃어주었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렇게 끝나면 절대로 삼돌이가 아니겠지요?
삼돌이가 신이 나서 떠들어대더군요.
<그런데요, 내 짝 태혁이는요...
오늘 선생님한테 두 대 맞았어요.>
<왜?>
<오늘 시험 빵점 맞아서 한 대 맞구요,
그리고 시험 시간에 막 장난까지 쳐서 모두 합쳐 두 대 맞았어요.>
<그래? 시험 시간에 장난을 쳤단 말이야?
그럼 안 되지....>
<하지만 나는 한 대밖에 안 맞았어요.>
잉? 이게 무슨 말이지?
수학시험 100점 맞아서 선생님한테 칭찬 받았다는 아이가
사탕을 쭉쭉 빨아먹으면서...
선생님한테 한 대밖에 안 맞았다고 다행이라는 얼굴을 하고 있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왜 한 대 맞았어?>
=>선생님한테 자주 혼이 나는 삼돌이라서
손바닥 한 대 맞았다는 게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오늘은 이야기 전개상 이상했답니다.
<있잖아요. 오늘 시험 시간에요
제가요 태혁이랑요
왼손 들어, 오른손 들어 놀이했거든요.
그거 있잖아요. 왼손 올리고 오른손 내려.
오른손 올리지 말고 왼손 올려... 그거요.
그거 되게 재밌어요.
근데요 태혁은요 시험 빵점 맞아서요 두 대 맞았구요
저는요 그래도 시험은 백 점 맏아서요 한 대밖에 안 맞았어요.
선생님이 봐주신 거래요.
엄마, 엄마... 엄마도 한 번 해볼래요?
왼손 들어 놀이요, 그거 되게 재밌어요.
지금 가르쳐드릴까요......>
조잘조잘 흥분한 얼굴로 떠들어대는 삼돌이.
그럼 그렇지요...
저러니 삼돌이가 삼돌이지요....
에구에구.. 우리 삼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