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수박을 샀는데 당도가 좋지않아 화채를 만들어 두 아들 먹이고 반통은 김치냉장고 냉장실에 보관했다.
수박귀신 큰아들이 수박을 안 먹길래 먹으라고 했더니 상한 수박이라 먹을 수가 없단다.
꺼내보니 말짱해서 썰어먹고 일부는 통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었다.
큰아들이 유튜브영상을 보여주면서 비닐봉지에 담아 보관한 수박이 일주일이나 지나 포도상구균에 오염되었을 거 뻔한데 저더러 먹으라고 했다고 수박 버리고 냉장실에 같이 있던 음식도 다 버리라고 했다.
수박 자른 칼과 도마도 살균소독 하란다.
하도 기가 막혀 수박 먹은 내가 내일 배탈 나면 문제지만 아무 일 없다면 네가 별난 거라고 했다.
그저께 김치냉장고에 들어 있는 음식 다 버리고 비우라기에 큰통에 담겨있던 김치들은 작은 통으로 옮기고 조금씩 담겨있던 반찬들은 다 버리면서 반 이상 공간확보를 하고 아들 필요한 식재료 사서 보관하라고 했다.
오늘 하는 것 보니 냉장고도 같이 못 쓰게 생겼다.
집에 있는 스위치도 소독티슈로 닦고 만지고 휴가나온 동생이 한번이라도 잔 침구는 모조리 세탁하고 나서야 사용한다.
식구들을 코로나19 환자취급을 하는 거다.
배우자는 전생의 원수가 만나 사는 것이고 자식은 전생의 빚장이가 만나 사는 것이라더니 나는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고 자식에게는 얼마나 많은 빚을 졌길래 이러나 싶다.
비혼주의자 큰아들이 분가할 것도 아닌데 걱정이 태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