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인공지능AI에 정중한 말투를 사용하 는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76

네 자매의 추억여행


BY 시냇물 2025-05-23

"어머, 너무 많이 변했다!"
전철 1호선 도원역에 내린 우리 네 자매는 누가 먼저 랄 것도 없이 주변을 둘러보며 방향 감각을
찾으려 역앞에 있는 둘레길 지도를 찬찬히 보았다

지난 주 수요일인 14일에 모처럼 친정 네 자매가 의기투합하여
언니와 셋째 동생은 원주에서 출발하여 서울역에서 막내와 만났고 나는 집에서  가까운 신도림역에서
합류하여  1호선을 함께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인천을 향했다
생각지도 않던 이번 여행은 언니의 인천 둘레길 소개로 시작이 되었다
언니가 떠나온 지 어언 60여 년이 가까워오는 인천을 더 늦기 전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바램을 비추길래 동생들은 모두 한 번에 오케이 하여 일사천리로 진행이 된 것이다
언니는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하여   서울 숙명여중에  합격하여 일찍부터 서울생활을 한
탓에 인천에서 초,중,고를 다닌 동생들에 비하면 아무래도 추억이 많이 남아 있지를 않았다
그래도 나이가 들어가며 옛 생각이 나는지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
 
우리 네 자매는 큰언니가 54년생, 나와 밑에 두 동생은 56,57,58년생으로 연년생이어
자랄 때부터 친구같이 지내왔고, 나이 들어가는 지금까지도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
게다가 우리 네 자매는 인천에서 유명한 개교한 지 무려 129년이나 되는  창영초등학교를 함께 다녔기에  이야기 보따리가 풀어지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지경이다

도원역에서 둘레길 지도를 따라가다 보니 점점 창영이라는 이름이 붙은 가게와 동네가 나오기 시작하여
우리 모두는 점점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다들 졸업한 지 반세기가 넘었으니 그야말로 까마득한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입에서는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70대에 들어선 네 자매는 어느새 타임머신을 타고 초등학생으로 돌아가 재잘재잘 추억이 끝도 없었다
우리가 교문 앞에서 방문지를 작성하고 있는데 교장 선생님이 우리의 방문 이유를 들으시더니
기꺼이 학교 안내를 해주시겠다 하여 너무나 반갑고도 감사하였다

우리가 학교를 다닐 때 교실로 사용하던 빨간 벽돌의 멋진 건물은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학생들이 쓰지는 않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직접 보여 주시길래 옛모습 그대로의 교실을 창문으로 들여다
보니 마치 그때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이 재잘거리는 소리도 들리는 듯하고 선생님의 모습도 환히 떠오르니 신기할 지경이었다 학교의 여러 기념물들을 전시해 놓은 자료실에서 우리는 각자의 졸업년도가
선명한 앨범을 찾아 자기 얼굴을 찾으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안내해 주시던 교장선생님도 앨범 속 그 어린이가 바로 여기 있는 분들이시냐며 우리보다
더 신기해 하셨다 거의 반세기만의 추억여행이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교장실에서 웃음꽃 가득한 시간을 보내며 감사함 가득하였다

학교를 나온 우리는 어렸을 적 추억이 가득한 곳들을 차례대로 방문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하루 해가 짧을 지경이었다
마지막으로 인천역의 월미열차를 타는 빌딩 옥상에서 노을지는 바다를 멀리 바라보며 즐거웠던 하루를
 기념사진으로 남겼다
아쉬움을 가득 안고  또 다음을 기약하며 원주까지 가야하는 갈 길이 먼 언니와 셋째동생은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서울역으로 향했고 나는  신도림에서 내려 집으로 향했다

함께 나이 들어가며  또 추억을 나눌 친구같은 자매의 정을 새삼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