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이 시리다.
손끝도 아릿하다.
이유없이 절절한 아픔에 덩그러니 눈물도 고였다.
때이른 겨울날씨에 난 속절없이 외로워지고 있었다.
올해는 겨울이 빨리 오려나 보다.
나에게 겨울은,
아프지만 아름다웠던 첫사랑의 그리움을 꺼내보는 계절이다.
내 첫사랑은 어느 해 가을에 시작되어
몇년이 지난 어느 해 겨울에 끝이났다.
이렇듯 코끝에 겨울냄새가 묻어날때면
난 속절없는 가슴앓이를 하곤 한다.
첫사랑의 시린 기억처럼,
대책없이 찾아든 첫사랑의 그리움처럼,
첫추위도 사람을 한없이 오그라들게 만든다.
모든것의 처음은,
그렇게 대단하게 오나보다.
갈쿠리로 긁어 모은 낙엽들이 불꽃과 강렬한 반응을 보이며
한줌의 재로 타들어 갈때 나는 냄새...
난 낙엽타는 냄새를 너무 좋아한다.
소박하고 꾸밈없는 진실한 우리네 평범한 일상과
많이 닮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쉬운데로 향기좋은 커피한잔을
낙엽타는 냄새로 대신하고
내 가슴속에 묻혀있는 추억이라는 낙엽을 끌어모아
옛사랑을 다사롭게 느껴보고 싶다.
겨울은
봄처럼 상그러움도,
여름처럼 싱싱함도,
가을처럼 풍성함도 주지는 않지만
난 사랑한다.
겨울은
언제나처럼 나에게 첫사랑의 기억을 선물하려고
부산한 준비를 하고 있음을 난..벌써부터 알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