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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배웠지?


BY 저녁노을 2002-10-13

오늘은 뭘 배웠지?

      오늘은 뭘 배웠지?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의 작가 레오 버스카글리아는 어렸을 때부터 지녀온 습관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잠자리에서 '오늘 뭘 배웠지?' 라고 스스로 물어 보는 것이었다. 그의 이런 특이한, 그러나 유용한 습관은 그의 아버지로부터 비롯되었다. 그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이태리인으로 초등학교 5학년에 학교를 그만두었지만 '세상이 곧 학교'라는 것과 '아침에 일어나 아무 것도 배우지 않고 잠드는 건 죄악'이라고 믿는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저녁 식탁에서 이렇게 물었다. "오늘 네가 배운 건 뭐지?" 그러면 아이들은 한 가지씩은 꼭 대답해야 했다. 만약 배운 것이 없다고 말할 때에는 빨리 어떤 한 가지를 알아오기 전에는 식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버스카글리아를 비롯한 그의 형제들, 심지어는 어머니까지 그 날 배운 것을 말해야 했다. 거기에는 학문적인 지식 뿐만 아니라 그 날 하루 겪었던 갖가지 경험들도 포함되었다. 아버지는 그 경험들에 대해 칭찬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꾸짖기도 했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꾸짖을 때 무서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들의 마음 속엔 조금씩 올바른 가치관의 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또, 그의 아버지는 아이들이 말하는 것에 대해 하찮게 여기거나 소홀히 생각하지 않았다. 가령 어느 나라의 인구가 얼마라는 사소한 사실을 알았다고 얘기하면 아버지는 그 사실을 귀담아 들을 것을 온 가족에게 말하곤 했다. 이렇게 해서 저녁 식사가 끝날 즈음이면 버스카글리아 가족들은 각자가 한 가지씩 말한 지식들이 모여 보통 5-6개의 새로운 사실과 경험들을 배우게 되는 것이었다. 레오 버스카글리아는 아버지가 늘 들려주었던 말을 잊지 못한다. "인간의 수명에는 한계가 있지만 배움에는 끝이 없단다. 인간은 무엇을 배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단다."
오늘은 뭘 배웠지?
      전국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던 초등학교 3학년들의 기초학력평가가 전교조와 참교육 학부모등 교사들의 반대가 심하였지만, 표집대상을 줄이고, 서열은 세우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협의하에 시험은 그대로 치뤄질 것 같다. 난 초등학생을 가진 학부모로서 시험을 치루는데 동의한다. 7차교육과정이라 하여 학생들의 능력에 맞는 수업과 주입식 보다는 이해 위주로 흘러가는 교육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생각이 들기에 반대하고, 시험성적으로 학생들의 인격을 줄로 세워 판단한다는 생각이기에 더욱 반대하는 입장이 아닌가 생각 해 본다. 하지만, 아이를 기르는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시험을 치루어 내 아이의 기초학력정도는 과연 얼마나 될지 부모로서 무척이나 궁금하다. 학교에 가서 선생님의 말씀은 잘 듣고, 공부시간에 엉뚱한 장난은 치지 않는지, 무슨 과목에 더 재미있어 하는지, 일년내내 시험 한번 치루지 않고 학교에만 맡겨 놓고 있으니 부모들은 모두 학원으로 내 몰아 아이들의 학습과중만 더 주어 버리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닌지... 학교교육이 무너진다는 이야기, 스승을 존경하지 않는 다는 이야기, 백년 대계를 바라보고 해야 할 우리의 기둥들이 마냥 흔들려서는 안되기에... 그래도 우리가 초등학교를 다닐때에는 학기별로 시험을 치고, 성적표도 받아 보았는데 요즘의 성적표는 모든 아이들이 다 잘한다는 말로 서술식으로 적혀 있는 걸 보고는 무엇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는 게 나의 솔직한 마음이다. 어차피 우리의 인생은 시험으로 승부를 걸지 않는가? 고등학교를 갈 때에도, 좁은 대학의 문을 들어 갈 때에도, 사회생활을 위해 평생직장을 선택할 때에도 한단계 한단계 시험을 치루면서 살아 가고 있지 않는가? 우린 그 예전의 공부가 지금의 우리의 모습을 규정짓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두 공감할 것이다. 난 초등학교 때 공부했던 기억이 별로 없다. 지금 아이들이 다니는 영어학원, 수학학원, 글짓기, 논리속독, 학습지 등의 혜택(?)은 전혀 받아보지 못했다. 아니 할 마음도 없었다. 그런 저였기에,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교를 제외한 어디에서고 집에서건 어디에서건 공부한 기억이 없다. 늘 기본 실력(?)으로 시험을 쳤던 기억. 성적표에 분명하게 적혔던 과목별 '수, 우, 미, 양, 가' 중에서 지금 다시 보면 어떨지 모르는 성적표였지만 그 때의 선생님은 공부를 못한다고도 하지 않으셨다. 늘 장난꾸러기이고 말썽장이인 저에게 많은 관심만을 주시고 사랑만을 주셨을 뿐, 과외도 학원이란 것도 없었으니까. 즐겁고 재미있게 놀고 신나게 지내는 그러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난 '수, 우, 미, 양, 가'에 대한 뜻을 알게 되었다. '수(秀)'는 빼어날 '수'자로 '우수하다'는 뜻이라 하고. '우(優)' '우등생' 할 때의 '우' 자로, 넉넉하다, 도탑다는 말이다. 역시 '우수하다'는 의미겠지요. '수'와 '우'가 큰 차이가 없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미(美)' 는 아시다시피, 아름다울 '미'이며 '좋다'는 뜻도 있다. 역시 잘했다는 의미다. '양(良)'은 '양호하다'의 양으로, 역시 '좋다', '어질다', '뛰어나다'의 뜻이 있다. 말 그대로 '괜찮다'는 뜻이죠. 성적의 다섯 등급에서 네 번째를 차지하는 '양'마저 좋은 뜻이다. 놀랍게도 '가(可)'는 '가능하다'고 할 때의 '가'로 '옳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의 옛 선생님들의 성적표 작성법은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고 좋은 길로 이끌어 주시는 선생님들의 아름다운 사랑과 뜻이 담겨있었다. 선생님들의 제자들에 대한 사랑처럼 사랑이란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 투자를 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사랑도 '수'의 사랑이라도 '가'의 사랑이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큰 희망을 가지는 아름다운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선생님은 사랑을 나누어 주는 분이라 하셨지요. 내 사랑 다 나누어 주고 나면 다시 제자들의 사랑으로 가득 채우신다는 나누기의 연속이라 하셨지요. 진정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결정하는 마음이었으면... 언제나 어른들만 바라보는 우리아이들의 해 맑은 눈망울을 떠 올려 보면서.... =당신을 초대 합니다. 살아가는 작은 이야기클릭!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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