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가을 하늘이 무척 아름답군요
너무나 아름다워서 내 마음에 품고 싶지만
가을하늘은 너무 높아서 닿지도 않아요
만약 닿아서 내품에 안으려해도
너무 넓어서 나의 작은 가슴으론 안을 수도 없어요
만져만 보려해도 나의 손이 닿는 순간
그 푸르름에 검은 상처만 남길 것 같습니다.
나의 마음을 아무리 아름답게 채색해도
가을 하늘에 견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슬퍼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내마음은 가을하늘과 함께 할 거니까요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벌써 초겨울을 가지고 왔나?
게으름 피우다 아이들 옷장을 정리하니
딸은 한 여름 오이 자라 듯 훌쩍 커버려
맞는 옷이 하나도 없었다.
"우리 딸 많이 자라 가을옷이 하나도 없네?"
"엄마, 새 옷 사 주세요"
"그래, 우리 가까운 마트 갈까?"
"네.."
싱글벙글 좋아라 하며 따라 나서고
아홉 살 딸과 손을 잡고 가 옷을 고르는데
난 고상하고 가을 냄새가 나는 색으로
딸은 알록달록 분홍색을 선택한다.
"어휴! 딸아 분홍색이 그렇게 좋니?"
"엄마는 낙엽 색깔이 더 좋은데.."
"제가 입을 거니까 제 맘에 드는 걸로 사요"
"알았다. ㅎㅎㅎ"
그렇게 딸아이 맘에 드는 걸로 사서
스치는 가을바람결 살갗으로 느끼며
집 앞 가까이 다 왔는데 문득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닌가?
"어 의상실?"
"엄마 왜? 의상실이 뭐야?"
"응 옷을 맞춰 입는 거야. 내 몸에 맞게.."
"가게가면 많던데? 맞는 옷 사 입잖아"
"옛날엔 맞추어 입기도 했었지"
요즘 유명메이커 옷이 워낙 잘 나오니
양복점, 의상실 사라진지 옛날인줄 알았는데
저렇게 의상실을 고집하고 있는
저 가게는 찾아오는 사람이 많나 보다.
마네킹은 얌전한 개량한복과
내가 좋아하는 벽돌 색 가을 옷을 입고 서 있는..
솜씨 좋은 우리 어머니께서 직접 만들어 주신 옷처럼
한 땀 한 땀 정성 가득 들어야 하는 걸 알기에
다양하게 고를 수 있는 기성복보다
의상실을 찾는 것일까?
추억을 생각하게 하는 하루이고
사라져 간 양복점 아저씨가 그리운 마음.
=클릭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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