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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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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BY 우렁각시 2002-09-26

오늘도 늦잠을 잤다.
아이의 오줌누는 소리에 잠이 깨니 8시다.
아이쿠 늦었네.
얼른 아이 옷입히고 세수하고 화장 대충하고 15분만에 초스피드로 출근을 한다. 아이 학교근처에 내려주고 출근하면 8시 30분.
아루종일 일하다가 퇴근하고 아이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면 저녁 7시.
밥챙겨서 아이먹이고 숙제시키고 집안일 끝내면 10시 아이재우고
그때부터 전화기가 폭발하도록 째려본다.

오늘도 전화도 없이 늦는다.

하루는 술진탕 퍼먹고 새벽에 들어오고 다음날은 속이 시려서 술도 못먹고 집에 들어와서는 쇼파에 드러 누워서 잠반 tv 반 저녁을 보낸다.
그러다가 일주일에 한번은 외박도 하고.
집이 너무 멀어서 여관에서 잤데나 어쨌데나!!!!

너무 열받아서 늦게 들어 오는 날이나 안들어 오는 날은 소주 한병 깡소주 마시고 새벽녘에나 잠이 든다.

이틀에 한번은 늦게 일어나고 아이 밥도 못먹인다.

이런게 생활인가.

언제부터인가 대화가 없다

일상의 중심에서 서서히 그이가 빠져나가고 있다.

나와 아이의 생활속에서 이방인으로 맴도는 그이를 본다.

8시 전에만 들어오면 아이입에서 하는 말이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칭찬해 주세요! 오늘은 8시에 집에 들어오셨어요"
한달간 미치도록 카드를 긁으며 쇼핑을 해봤지만 날아오는 카드 청구서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하고 한달만에 그짓도 접어버렸다.

신랑의 카드는 술퍼먹는다고 온기가 떠나질 않는다.

내돈 내가 벌어서 쓰는데 왜이리 가슴이 떨리는지

내가 번만큼의 반만 쓰고 살고 싶다.

오늘도 들어오지 않는 당신 집을 떠나라.

오늘도 가정을 지키는 그대는 대한민국의 아줌마다.

더러운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