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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사찰 관광을 비키니 입고 온 외국인 여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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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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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부부


BY 사이버작가 2002-09-24




마누라 일기

엊저녁에 우유를 마셨는데....
꿀덕꿀떡 다 마셔놓고선 걍 넘어갔슴 될껀데
무슨 맘이 들어선지 날짜를 봤다.

카악~
정상에서 2틀이 지나있었다.
(애구 이런건 튼튼한 장을 가진 울1번이 먹었어야 했는디...)
이걸 어쪄.
상한 냄새도 안나든데....

혹 식중독 걸려서 죽으면?
내 죽어면 저 1번 아무데나 날 끌어 묻어버리고
새장가 갈거야.
내 죽어도 태양은 여전히 떠오를꺼고
내가 아는 사람들 여전히 맛있는거 묵고
재미나게 지낼껄.
아 우짜지? 흑흑.

울 1번한테 글?다.
"아이구 날짜를 2틀이나 지낸 우유를 모르고 먹었다.
탈나면 우짜노?"
근데 이 웬수.
"탈은 아무나 나나? 끄덕 없을꺼다"
하이구 이런 남자 대한민국에 둘이라도 있으면
그야말로 비극이지.

조금 있으니 진짜로 배가 아파오는거 같았다.
"으읔~ 배가 아파온다"
근데 쳐다도 안봐준다.
아니 내 배는 배도 아니가?
저번에 지 배 아플때는 내가 약손인척하고 쓸어줬는데
넘한거 아냐?
니가 배 쓸어준다해도 나는 no 다
내 삼겹살 이 밝은 전등밑에서 PR 할일있나?

그래도 혹시 못들었는가 싶어서 옆에 바싹 붙어서
한번 더 읊었다.
"배가 아무래도 이상해. 클났따"
"활명수 묵어봐라"
이 웬수는 배아프다면 무조건 활명수 묵어라하고
머리 아프다면 무조건 아스피린 묵어란다.
돌파리도 어느 정도라야지...

"혹시나 야밤에 119 부를일 생길라. 114 걸어 전번 외워놔라"
"야. 119에 그냥 걸면 되지 . 뭔 전번을 외워?"
에구 맞다. 그래 니 똑똑다.

쇼파에 길게 들어누웠다.
배를 꾹꾹 눌러니까 조금 아픈거 같았다.
눌러서 아픈긴지...우유땜시 아픈긴지...
진짜로 아픈긴지...감이 안왔따.

정신빠져서 바둑돌 쳐다보고 있는 웬수한테
"내 죽어도 적에게 근황을 알리지 말라"
그리곤 방으로 들와서 누버 잤다.
눈 떠보니....새벽이었따.
배 우째 됐냐고?
나도 몰겠다. 아직 살아있는걸 보니...히히


남편일기



한참 티비보며 옆에 앉아서 사람정신을 빼든 마누라.
날짜 지난 우유를 먹었다고 호들갑이다.
겨우 이틀 지난걸 가지고 곧 죽는듯이 엄살뜨는걸 보니
우습기도 하고...
일부러 아무 반응도 없이 대꾸를 안했드니
유언할까? 소리도 하다가 혼자 별별 소리 다 해댄다
주된 고정레프토리가 있다.
"내 죽으면 얼마있다가 장가 갈껀데?"
그걸 내가 어찌 아냐고 했드니 또 입이 나와가지고선...

도데체 그렇게 물을땐 뭐라고 답해야 하나.
전엔 쓸데없는 소리 한다고 고함을 쳤드니
찔찔 짤아서 그소리도 못하고.
무조건 묵묵무답이 최고인데 좀있으니
마누라 하는말.
'밤에 긴급사태 대비하여 114에 물어서
119 전번 외워놓아라"

그러니 어째 웃질 않겠는가?
웃다가 너는 안죽을꺼니 걱정말라고 했드니
그 빈말이 그리도 좋은지
'내 죽어도 적에게 근황을 알리지 말라'
그리고는 휘리릭 방으로 들어간다.
이순신장군이 들었슴 기절하겠다.
몇백년후 당신의 그 유명한 말을 이런식으로 써먹을줄
생각이나 했을까?
밤에 자다가 보니 배아프단 사람이 잠만 잘잔다.
천만 다행이지..
사실은 아프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