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40

단양을 다녀와서 - 소담삼봉


BY 베티 2000-11-20




<소담삼봉의 전설>

모처럼 남편에게 시간이 나서 우리는 여행계획을 세웠다.

장소는 단양, 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어서 무척 기대가

되었다.

감기가 완전히 낫지 않아 걱정이 되었지만 결혼 후 여행

다운 여행을 못한지라 그 문제로 망설일 수는 없었다.

그런데 여행하기로 한 아침,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머리를 감을려고 하니 온수가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하필 고장이었다.

초겨울의 날씨에 고장난 보일러를 두고 떠날 수는 없었다.

그러잖아도 떠나기로 한 시간을 훨씬 지나 있었기에 모처럼의

여행이 수포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 내심 걱정이었다.

서둘러 보일러 회사에 전화 했더니 다행히 고쳐주어 좀

늦었지만 떠난다는 것 만으로도 안심이 되었다.

주말이라 고속도로는 밀리고 있었다.

수원을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차에서 이상 신호가 왔다.

히타에서 연기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냉각수를 넣으면 된다하여 그렇게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히타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연기가 나오는데 폭발이라도 할까 봐

불안하였다.

정말로 여행을 포기해야 할 것 같아 힘이 빠졌는데 카 센

타에서 물어보고 온 남편은 그냥 가는 길을 향해 달렸다.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단양에 도착하니 오후 두시가 약간

넘었는데 연기는 여전히 나오고 있었으나 단양에 왔다는

기대감에 잠시 그 생각은 접어 두었다.



팔경의 하나인 소담삼봉을 갔다.

남한강의 맑고 푸른 물이 유유히 흐르는 강 한가운데

높이 6m의 늠름한 장군봉(남편봉)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교태를 머금은 첩봉(딸봉)과 오른쪽의 얌전하게 돌아앉은

처봉(아들봉) 등 세 봉우리가 물 위에 솟아 있었다.

삼봉은 원래 강원도 정선군의 삼봉산이 홍수때 떠 내려와

지금의 도담삼봉이 되었으며, 그 이후 매년 단양에서는

정선군에 세금을 내고 있었는데 어린 소년 정도전이

'우리가 삼봉을 정선에서 떠 내려 오라 한 것도 아니요,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어 아무 소용이 없는

봉우리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으니 필요하면 도로 가져가

라'고 한 뒤부터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

해지고 있다.

참으로 재치가 번뜩이는 이야기다.

또 다른 전설은, 아득한 옛날 남봉과 처봉은 금실이 좋기

로 소문이 나 있었으나 불행히도 아이가 없었다.

그러자 남봉은 첩봉을 얻어들어 곧 아이가 생겼는데 첩봉은

불록해진 배를 남봉 쪽으로 쑥 내밀고 뽐냈으며 처봉은

그런 첩봉을 시샘하여 남봉에게 등을 돌린채 돌아 앉았다.

그러자 하늘이 이들의 화목하지 못한 모습을 보고 노해서

벌을 내렸다.

영영 움직일 수 없도록 굳혀 버린 것이다.

그 형상이 그 전설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것도 신기하고

조상들의 유머가 참으로 존경스럽다.

도담삼봉은 충주호가 조성됨에 따라 수몰될 것이라는 우

려가 있었으나 오히려 색다른 운치를 자아내고 있었다.

도담삼봉이 가장 아름다울때는 세개의 봉우리 사이로 넘

어가는 일몰의 모습이라고 하는데 그 모습을 보지 못해서

좀 아쉬웠지만 한 낮에 보는 모습도 아름다웠고

시 한 수가 절로 떠오를 것 같은 주변 경관이었다.

단양을 다녀와서 - 소담삼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