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이다 한 잔과 팝콘 한 그릇
동남아쪽에서 가져 온 이름이 붙여진 태풍 하나가
바람을 동반하면서 비를 뿌리고 있었던 식사를 막 마쳤던 몇일전 저녁에
집 근처 10분 거리에서 살고있는 결혼한지 7개월된 친구에게서
내 손폰으로 전화가 왔다.
늦게 일 마친 친구 한명이 술을 살것이니까
나를 데리고 나오라면서 그 친구에게 전화를 했고
난 그날 저녁의 일기가 좋지 않으니까 일찍 들어올 생각으로
나에게 전화를 했던 친구는 잘 삐지는 신부 눈치를 보면서
일찍 들어올 생각으로 난 그와 만나서 같이 시내로 나갔다.
오랜만의 만남이기에 두 사람은 맥주를 시켰고
난 술을 못 마시기에 사이다를 시켰는데 편안하게 식사겸,
술 한 잔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나 카페같은 장소에 가면
제일 먼저 나오는 안주가 팝콘이다.
조금 짠맛을 가진 팝콘이 나오면 기본 안주가 나오기전의 입가심으로
팝콘이 담그진 그릇으로 손길이 간다.
한번 먹고 또 먹고 자꾸만 손길이 가면서 바닥이 비워질때면
또 먹고 싶은 마음에 눈치껏 또 시킨다.
팝콘,
옥수수 알갱이처럼 생긴것을 구입해서 집에있는 후라이팬에 넣어서
팝콘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그때 사이다하고 먹을때 어울리는지 모르겠지만 가득 채워지는
그 느낌으로 같이 먹을때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2. 연인의 손에 들어간 팝콘
남녀 연인이 서로 사랑하는 연애를 하고 있을때
자주가는 장소라면 기본적인 데이트 코스인 극장이다.
영화를 보고자 할때 그냥 영화를 보기에는 허전하기에
영화 시작전 꼭 먹을것 하나씩 가지고 들어가는데
그 종류도 다양하다.
불에 구워서 맛있는 오징어나 포장 오징어를 좋아하는
그런 연인들이 있는가 하면,
그냥 음료수 하나를 가지고 들어가는 연인들,
그러나 2시간동안 어둠 속에서 영화를 보고 있을때
연인들에게 어느 순간에 정착된 식품이 있다면
같이 나눠먹을 수 있는 팝콘이 아닐까
팝콘이라는 식품은 두 사람의 사랑을 어느 순간의 느낌으로
채워가면서 가깝게 해주는 역활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사람의 느낌은 참 중요하다.
밝은 곳에서 느끼는 체온보다는 어둠 속에서 부딪치는
손길로 느끼는 체온은 사랑의 고리 역활을 한다.
물론 나도 나중에 팝콘 한 봉지를 들고 영화관으로 입장하지 않을까
맛을 즐기는것 보다는 봉지속으로 같이 담그지는 느낌이
소중하게 생각될것 같다.
3. 팝콘이 열리는 나무가 있다면
비바람 때문에 우울가 근처 바닥에 수 없이 떨어진
자두를 보고 있으면 끝까지 살아남아서 가지에 달려있는 자두가
더 생명력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내 어린시절에는 우물가 앞에 석류나무 한그루만 있었지만
누가 심었는지 자두나무 한 그루가 석류나무 대신 버티고 서 있다.
지금은 텅비여버린 시골집에서 마당에는 잡초가 자라고
혼자서 열매르 맺어가는 자두나무,
그러나 웬지 어린시절의 삼촌 키만큼이나 자랐던 석류나무가 그립다.
탁탁한 석류안에 있는 빨간 열매를 받아서 먹었는데
너무 시리다는 느낌에 석류나무를 잊었는지도
그러나 그 석류나무가 팝콘이 열리는 나무였다면...
문득 그런 상상을 해본다.
바람이 불면 하나씩 떨어지는 하얀색의 팝콘을 손으로 줍고 했을때
그리고 입안에 털어 넣었을때 맛이있지 않을까
바람이 불었을때 매화나무에서 덜어져 날리는 매화처럼
팝콘도 날리고 있을때 가슴이 설레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