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에 있는 선운사를 향해 분당에서 출발.
동수원, 군포, 그리고 서해안 고속도로로 접어드는 길목엔 차량이 뜸했다.
파란 벼이삭이 출렁이는 드넓은 서해안 평야를 바라보며 자연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을 감상하다보니 금방 선운사 IC에 당도하였다.
선운사 IC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벗어나 굽이굽이 8KM의 산야를 달려 우회전하여
3 KM를 달리는 동안 음식점 선전메뉴마다 " 풍천장어" 와 "복분자술"이 내걸린걸보며
풍천장어와 산딸기술이 이 고장 별미인가 보구나 하는데 어느덧 선운사의 넓은 주차장이 나타났다.
" 선운사에 가신적이있나요 ♪ ♪ "
가수 송창식의 노랫말에 언제부턴가 선운사에 가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선운사에 당도하고 보니 가슴이 설레었다.
주차장을 벗어나 선운사로 가는 진입로에 들어서자 아름들이 나무들이 긴 터널을 만들고 있었다.
진입로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행락객들로 북적북적 가고오는 사람들로 몹시 붐비었다.
한가롭게 나무터널을 음미하며 천천히 걸어보는것은 포기하고 서둘러 선운사경내로 들어갔다.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24년(577)에 검단선사에 의해 창건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동백꽃과 벚꽃이 피면 너무도 아름답다는 선운사 경내는 한여름, 한낮의 지독한 뙤약볕아래서는 그저 황량하고 드넓은 절집일뿐이었다.
머리위로 내리 꽂히는 한낮의 뜨거운 햇빛때문에 정면 5칸 측면 3칸의 대웅보전과
대웅전앞에 있는 높이 13m의 6층석탑, 영산전, 팔상전,만세루, 산신각, 명부전, 관음전, 향운전 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팔상전을 병풍처럼 두르고 감싸듯 자생하는 3천여구루의 동백나무 숲도 대충 둘러보고 서둘러 선운사 경내를 벗어나 옆의 계곡으로 발길을 돌리었다.
너무도 울창한 주변 산림덕에 한낮인데도 숲길은 어두침침하고 눅진눅진하였다.
계곡을 끼고 한참을 걸어가자 깎아지른 기암 절벽의 절경사이에 있다는 도솔암으로 가는 길이나왔다.
도솔암쪽으로 방향을 돌리자 갑자기 인적이 뚝 끊기며 주변 산세가 비로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조용하고 한적한 울창한 숲길을 천천히 걸어 쉬엄쉬엄 오르다보니 도솔암에 입구에 있는 진흥굴이 우릴 어서오라 손짓하고 있었다.
진흥굴(眞興窟) 은 신라24대 진흥왕이 부처님의 계시를 받아 당시 백제땅인 이 산에
의운국사(義雲國師)를 시켜 선운사를 창건케하고, 왕위를 퇴위하고 선운사를 찾아 수도했다는 암굴이다.
시커먼 입을 쩍 벌리고있는 진흥굴엔 누군가 켜논 촛불이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고있어 갑자기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가까이 가보고 싶었지만 왠지 무서움증이 일어 멀리서 진흥굴의 입구만 바라볼 뿐이었다.
대웅전과 요사채를 가진 도솔암경내는 아주 조용했다.
도솔암 경내에서 조금떨어진 산 위쪽엔 칠송대라 불리우는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이 있어 고개가 꺽이도록 올려다보니
머리 위 암벽에 사각형 구멍들이 십여개있고 부러진 목재들이 보여 옛날엔 아마도 마애불 머리위로 지붕이 있었을것같았다.
마애불옆 오른편 산자락엔 하늘로 오르는듯한 108개의 바위계단이 있어
바위틈에 있는 계단을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자 하늘과 맞닿은 곳에 손바닥만한 암자가 있었다.
도솔암 내원궁이었다.
내원궁엔 높이 96.6Cm 의 지장보살과 하늘나라의 모든 사람들을 제도하며
사바 세계에 하강해서 성불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미륵보살이 있었다.
마침 한 스님이 정성껏 불공을 드리고 있는 모습에 발걸음이 아주 조심스러웠다.
파란하늘을 머리에 이고 사방이 깎아지른 기암절벽인 손바닥만한 바위위에 있는 내원궁에서 내려다본 산야는 까마득하였다.
마주보이는 천마봉,장군봉 그리고 용문굴쪽의 도솔계곡은 아주 멋있었고
두 봉우리 사이에 폭 1m도 안돼 보이는 좁고 가파른 계단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언제가 다시 선운사를 찾는날 꼭 그 계단을 올라봐야겠다.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지는 꽃 말이예요
나를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떠나실 거예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지는 그곳 말이예요...
한여름, 한낮의 뜨거운 햇볕아래선 선운사의 고즈넉한 정취를 결코 느낄수가 없어 몹시 아쉬운 여행이되었다.
내년 4월,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때 어스름한 저녁나절에 꼭 선운사를 다시 찾고싶다.
선운사를 다시찾아
"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떠나실 거예요 ♪ "
이 아름다운 노랫말을 꼭 느껴보고싶다.
또, 선운사 부근의 하천이 바다로 이어지면서 예로부터 장어가 많이 올라와
'풍천장어'가 유명한 별미가 되었다하니 다음번엔 풍천장어도 꼭 맛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