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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2

모르는 산타 할아버지.


BY 로미 2000-11-19


-장난감 기차 사줘!

-돈 없어!

-왜?

-왜 없긴? 없으니깐 없지!

-아빠가 맨날 벌어오는 데, 뭐에 다 썼어?

이 때, 이 말에 나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어쭈그리..

-너랑 니 오빠랑 젤 많이 썼자나? 유치원가고 어린이집가구 다

돈내야 돼.

요구르트, 빵, 과자, 고기, 생선, 장난감, 예쁜 옷 이거 다 돈주

고 사는 거야!

-엄마 머리두 하자나?

(미장원 갔다 왔다구 대드냐?)

-흥! 그래. 엄마두 써야지 당연히..내 남편이 벌어 온거니깐!

-우리 아빠가 벌어 온거자나?

-그래~ 그러니깐 니네들이 젤 많이 쓰자나? 장난감 기차? 생일

도 아니고,좀 있다가 산타할아버지한테 사 달래라~ 하긴 머, 착

한 일 한 애들만 주니깐 너는 좀 어렵긴 하겠다..


나는 승리의 브이( 아주 교만한 V)를 그렸다. 물론 마음 속으

로,,


그 때, 경석이가 코를 후벼 파다 말고 느물 느물하게 말했다.

-엄마, 모르는 할아버지가 선물 주면 막 받아도 돼?

-안돼지! 모르는 사람한테 뭘 괜히 막 받으면 안돼지..

-그러니까,,산타 할아버지도 난 모르는데...그냥 엄마가 사줘!

-으힝?

푸하하,,넘 웃겼지만 웃을 분위기가 아니었다.

산타 할아버지는, 항상 크리스마스때면 전 세계 어린이들한테 선

물 나눠 주시는 거야. 물론 착한 아이들한테만 주는 거지만.

다 그렇게 받았어, 엄마두 아빠도,,모르긴 뭘 몰라? 그림에도 나

와 있고 동화책에도 있잖아?

-우리 집에도 왔었어?

-작년에 니가 낮잠 잘 때 다녀 가셨잖아?

(산타 땜에 잠을 안 자는 아들 땜에 낮잠 잘때 다녀가신 산타!)

-아무튼,,나는 모르니깐 아는 아빠보구 사달래야지~~

-그러자 오빠야~

어히구,,누굴 닮아서 저렇게 엉뚱한 생각만 하는지 원....


아침에 이 얘길 들은 우리 맥, 누룽지 먹다 말고 푸! 해서,,,

나한테 눈흘김 당했다.

그러나 저러나 산타 할아버지, 나는 이제 잊으신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