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온천의 나라이다
특히 벳부는 어느곳 어느언덕을 파더라도 온천수가 솟아난다
일본최대의 온천 관광지인 벳부는 도시위로 온통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고 있어 크다란 가마솥 뚜껑을 열어놓은 것 같다
어마어마한 용출수와 100℃이상의 고온으로 인해 접근이
어려워 지옥이라는 명칭까지 붙여지지 않았나 쉽다
(푸른빛깔의 해지옥)
이런 열탕이 솟아나면서 여러 가지 색깔을 연출한다
푸른 빛깔의 바닷물 같은 해지옥(海地獄)이 되고
산화철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점토 흙을 핏빛으로 물들인 피의 연못지옥
그밖에도 산 지옥 금용지옥등 여러 온천지옥이 있어 일본이 온천의 나라임을 말해준다
해지옥에서 달걀을 넣고 5분 정도 지나자 삶은 달걀이 되어 나왔다
약간은 유황냄새가 스며있었지만 맛은 삶은 달걀 맛과 비슷했다
(철분이 많아 표면의 흙과 반응하여 붉게 변한 연못)
지옥온천을 지나 차로 5분정도 위쪽으로 올라가니 명반온천이 나왔다
초가에서 유황온천수를 이용하여 온천분인 명반을 재배하고 있었다
재배한 명반은 정제를 하여 관광객들에게 판매도 하고있었다
곳곳에 작은 초가안에 명반온천욕을 하는지
문앞에 입욕중이란 글자가 있었다
(명반을 키우는 초가)
유황특유의 메케한 냄새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운데 그 속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이 신기했다
용출수가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일반가정에서도 난방은 물론
목욕물로 이용하고있고 화훼나 시설채소등을 따뜻한 온수로
이용하여 재배하고 있다니 벳부는 관광뿐만이 아니고 다양하게
온천수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온천물에서 자라는 잎이 특이한 대극연)
호텔의 노천탕에서 여름밤의 별을 헤며 온천를 즐기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벳부를 벗어나 다시 후코오카로 올라갔다
8월15일은 우리에게는 광복절이지만 양력을 쓰는 일본은 추석이었다
고속도로는 우리의 명절처럼 그렇게 주차장 같진 않지만 그래도 꽤나
차가 밀리고 있었다
후코오카 탑이 있는 모모치시사이드 인공해변으로 갔다
일본인들은 인공적인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해변에 위치한 후코오카 탑은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아 있었다
해변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고싶어 해변으로 내려갔다
바닷물빛이 이상했다
(모모치시사이드 해변)
그건 내가 생각하고 이제껏 보아오던 그런 푸른빛이 아니었다
진한커피를 쏟아 부어놓은 것처럼 진한 갈색이었다
한쪽에는 어린이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처음엔 바위나 모래빛깔이 갈색이라 바다물이 우러났다고 생각했다
그건 물이 아니고 오물이었다
후코오카시는 바다였던 그곳을 매립을 하여 수 백만 톤의 모래를 갔다부어
인공 해변과 모래사장을 만들었다
한번 자연을 파괴하면 인간이 아무리 좋은 조건으로 다시 만들어낸다 해도
하느님이 처음 지으내신 그대로는 절대로 원상회복이 않된다
그것을 그러칠때는 반드시 재앙이 따르는법
후코오카 모모치시사이드 해변공원은 실패작처럼 보였다
"치명적인 日本"의 저자 [알렉스 커]는 일본은
'개와 귀신'을 혼동하고 있다고 적고있다
우리주위에 흔히 볼수 있는 가까이 있는 것은 잘 그리지 못하고
보이지 않고 이상하게 여기는 귀신이나 유령은 오히려
잘 그려낸다는 말이다
일본은 새로운것 최첨단인것 최고인것을 무척좋아해서
유토피아적인 비젼만 성립되면 엄청난 비용을 들여
건설하고마는 일본인들의 치명적인 자기도치를
비꼬는 말이다
(모모치시사이드 해변공원에서 물놀이 하는 어린이)
자연을 인공적으로 만든 인간의 오만함이 그곳 해수를
되돌릴수 없는 죽은 물로 만들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자연도 어린아이처럼 잘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정성과 사랑으로
잘 자라가는 것이리라
후코오카 하늘을 찌를 듯이 서있는 후코오카타워가 어지러워 보이는건
나의 미숙한 정서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