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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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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회


BY song610506 2002-08-22

올 여름 지루하게도 비가 내립니다.
정말 짜증이 나 견딜수없는 여름이지만 그래도 가슴 설레이게 신나는 일도 있답니다.
님이시여!
안방에 처박히여 남편만 바라보지 말고 밖으로 나가세요.
저는 30년 6개월만에 초등학교 동창회를 다녀왔습니다.
처음 동창회에 갔을때 머리가 히끗 히끗한 중년 남자들이 얼마나 거북하던지,
한지간 지나 두시간 지나
금방 남자 여자라는 벽이 무너지고
옛얘기하고 하하 깔깔
학교 교정에서 아이스크림 죽죽빠는채로 단체사진도 찍었습니다.
뒤늦게 물가에가서 ?♣美??앉아 노닥거리는 사이 어떤 녀석이 내 궁둥이에 물을 한바가지 퍼넣었더군요.
수다를 떠느라고 그것도 몰랐지뭐유.
한참후에 일어나보니 엉덩이가 온통젖었어요.
머리 히끗 히끗한 친구녀석들이 오줌을 쌌다 놀리는데 무척이나 황당
했지만 시간이 지남에따라 얼마나 정겹고 좋던지.
누가 이나이에 내이름을 막 부르겠어요.
누가 이나이에 나한테 오줌쌌다 놀리겠어요.
항상 누구 아내
누구 엄마로 살면서 내 이름을 잊었는데
얼마나 녀석들이 짖꿎든지.
그러나 그러나 나는 지금도 그때 그 녀석들이 아련한 기쁨이지요.
여자 동창들이 많이 안와서 조금 아쉬웠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내 중년
그래도 그 친구들 앞에서는 빛나는 중년이었어요.
왜냐구요.
그냥 친구니까
어린시절 코흘리개의 추억이있으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음부터 동창회에 올때 반드시 편한 반바지나 청바지 차림으로 오라고 신신당부하길래
그래 다음에 축구할때는 내가 꼴키퍼볼께하며 수다를 떨었지요.
집으로 돌아와 메일을 열었더니 동창회 하면서 실망하지 않았냐는 메일이 와있었어요.
님이시여!
방에서 남편만 바라보지 말고
그리고 새로운 애인을 기다리지 말고
그냥 그 시절 순수를 꿈꾸는 부담없는 동창들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