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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제 2편-불의 나라 아소산 국립공원


BY Ria 2002-08-21

약 알카리 온천지인 야마가 온천지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아소산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일본은 아직도 화산활동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어
일본정부에서는 항시 화산의 폭발에 대비한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아소산의 화산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곳이라
약간의 징후만 있어도 관광객들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아소산을 오른다고해서 화산활동이 진행중인 분화구를
보기란 힘든 곳이다

버스로 아소산 횡단하이웨이를 오르는 길은 아주 울창한
스즈노키라는 삼나무가 잘 조림돼있어 진녹의 아소산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었다
산중턱으로 오를수록 평지가 많아지고 얕은 경사지는 더 넓은 초록의
바다처럼 초지가 끝없이 이어져 있어 흡사 제주도를 보는 것 같았다

약간의 바람에 잘 자란 풀들이 누웠다 일어섰다 하는 모양이
여기가 화산지대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 평화로운 초원이었다
곳곳에 방목된 소들은 모두가 건강하고 쌀찐모습으로 풀을 먹고 있었고
일본의 전통소인 검은 소 외에도 우리의 한우같은 누렁소들이
많이 보였다
어떤이의 말 로는 임진왜란때 왜구가 우리한우를 몰고 와 아소산에
방목한 소의 후예라는 말도 하였다
그 말을 듣고보니 더 넓은 초원과 맑은 공기속에 한가로이 풀을
먹는 누렁이가 사랑스러워 보이고 늠름해 보였다

해발1300M에 위치한 분화구를 오르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케이불카를 타고 정상에 올랐다
마침 8월13~15일까지는 우리의 추석같이 일본인들의 명절연휴여서
그런지 수많은 인파가 아소산의 분화구를 구경하기 위해 산을 오르고 있었다
분화구가 가까워 질수록 메케한 유황가스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뿌우연 연기가 치솟고있는 분화구의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일본여행 제 2편-불의 나라 아소산 국립공원
(아소산의 활동중인 분화구)

깊이를 알수 없는 까마득한 분화구 속에는 지옥불을 연상하듯
옅은 옥색의 유황가스가 끓고 있었고 인간의 미미한 힘으로는
감히 상상을 초월하는 에너지가 분출을 꿈꾸고 있었다
참 대단했다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화산 저 아래는 정말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이 펼처져 있고 그 아래 또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유난히 지진이 많고 여름철에는 태풍의 피해도 적지 않은 일본
이런 불리한 자연환경 속에서도 그들은 세계 어느 나라도 부럽지 않는
부를 자랑하며 잘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그렇게 자존심을 내세우며 잘 사는 비결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일본여행 제 2편-불의 나라 아소산 국립공원
(일본의 농촌풍경)

그들의 도시와 농촌을 지나오면서 찬찬히 살펴보았다
어디를 가나 반듯하고 깔끔하며 흐트르 짐 없는 그들의 환경이 눈에 띄었고
화려하거나 겉치레를 중요시하지 않는 검소함이 엿보였다
그런데 그들이 만들어 내는 물건이나 제품들은 너무나 앙증맞고 색다르고 화려하게
만들어낸다
또한 그들은 모방의 귀재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은 그렇지 않았다
너무나 검소하고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되어있다는 느낌이었다

연기를 내뿜는 분화구 말고도 아소산에는 여러개의 분화구와 분지가 많았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누런 유황덩어리를 파는 모습이 특이했다

일본여행 제 2편-불의 나라 아소산 국립공원
(아소산의 휴식중인 분화구)

화산지대의 검은 흙의 부드러움을 느끼며 주차장까지 걸어면서
연보라빛 이름모를 이국의 야생화가 정겹게 보임은 왜 였을까?
아소산의 찡한 감동은 나의 기억 수첩속에 길이 길이 남으리라
아소산 횡단도로를 지나면서 해발1000여m의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위해 내렸다

그 휴게소는 따뜻한 커피와 고산우유맛이 좋다고 어느분이 귀띔한다
고산 우유 한잔을 시켰다
아소산의 젖소에게서 아침에 짠 신선한 우유라고 했다
매일먹던 우유맛과는 조금다른것 같았다
단맛을 가미하지 않았서 인지 약간 싱거운 듯 하면서도 고소하고 상큼한 맛이었다

고속도로를 지나오면서
도시건 농촌이건 주택 옆에 묘지가 있는 특이한 모습이 시선을 끈다
그리고 마르지 않은 꽃이 항상 꽃혀있는 게 보였다
그들의 장례풍습은 화장이 보편화 되어있고 자신의 집옆에
묘지를 써서 언제이고 항시 가볼수 있게 한 그들의 풍습이
어쩌면 일본인들의 실리주의와 편리주위에 일치하는 점이기도 했다
우리는 고향선산에 조상의 묘지가 있어 특별한 날이 아니면
일년에 한두번도 조상의 묘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우리정서와는 거리가 있다

일본식으로 몇 끼의 식사를 하고 나니 이제 쓸쓸 맵고 얼큰한 것이
자꾸만 생각나고 김치생각이 간절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다른 나라에서 우리음식을
찾는 것만큼 자기집착이고 아집이라 여겨져 아무것이나 잘먹기로 했다
일본음식이 그렇다 우리음식처럼 확실한 맛이 없이
달기 아니면 짜고 그렇지
않으면 싱겁기 그지없는 그들의 음식도
맛있게 고맙게 먹었다

그들의 식사풍습은 철저히 개인주위이다
작은 상에 정말 앙증맞고 예쁜 그릇에 한 젖가락씩의 반찬을
담아놓는다
시중드는 종업원들은 대개 나이 지긋하신 할머님들이다
일본은 움직일 수 만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주유소, 고속도로 매표원 공원 관리원 등 많은 노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어 우리의 노인들처럼 공원에 떼지어 모여 있는 모습은
어느 공원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오오이따시에 있는 다까자끼야마(高崎山)국립공원에 있는 일본원숭이
공원에 올라갔다
일본애도시대부터 야생원숭이들이 고기산에 서식하면서 일대 농가의
농작물을 해치고 농지를 엉망으로 만들자 주위 주민들이 당국에
원숭이퇴치를 요구했다

일본여행 제 2편-불의 나라 아소산 국립공원
(고기산의 원숭이를 불러들인 절)

그때 산아래 절의 스님이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주었더니
원숭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먹이줄때가 되면 원숭이들
은 A.B.C 그룹별로 그들만의 위계질서를 지키며 각그룹별로 먹이를
먹으러 왔다는 것이다

일본여행 제 2편-불의 나라 아소산 국립공원
(경비를 서고있는 원숭이)

야생원숭이 무리들은 철저하게 그들의 보스의 지시대로 다른그룹의
먹이시간에는 절대 침범하지 않았으며 보스는 절대군주로
군립을 했고 1보스에서 제 4보스까지 보스의 서열을 철저히 지키고
그들 중에서 힘세고 젊은 원숭이들이 소위 경비라는 직책을 맡아 높은 나무위에
올라가 자기그룹의 위기상황을 돌보는 체계를 갖춘 원숭이 공화국이었다
시당국에서 관광수입으로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으며
사육하는 원숭이가 아닌 고기산 일대에서 야생으로 서식하는
일본원숭이 무리들이라 했다

일본여행 제 2편-불의 나라 아소산 국립공원
(관리인이 먹이통을 들고오자 몰려드는 야생원숭이)

공원관리원이 시간이 되어 먹이통을 들고 나오자 어디에서 나왔는지
수도 헤아릴수 없는 원숭이들이 떼지어 몰려와 먹이를 먹었으며
제 1 보스는 높다란 바위위에서 아주 위풍당당한 몸매로
아무도 근접하지 않은 곳에서 먹이를 먹고 유유히 사라졌다
A.B.C의 세 그룹의 2000여 마리가 집단서식하고 있고 많은 어미들이
어린세끼를 가슴에 품고 다니는 모습은 인간의 본성과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먹이를 먹고나자 원숭이들은 어디론가 모두 뿔뿔이 흐트졌다
더러는 관광객들에게 사진촬영의 포즈를 취해주느라 카메라를
바라보는 스타의식이 있는 원숭이도 보였고 어린 새끼원숭이들은
공원에서 만들어 놓은 놀이터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이
아이들처럼 천진하고 귀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