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이를 둔 30대 가정주부 A씨는 5개월 전부터 인터넷 채팅에 빠져 심각한 생활장애와 가정불화를 겪고 있다. 매일 남편과 아이들이 출근한 뒤면 인터넷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채팅을 하고 식구들이 잠든 한밤중에도 새벽 2시까지 인터넷에 열중한다고 했다.
A씨는 "24시간 컴퓨터를 켜놓고 남자친구가 채팅사이트에 접속돼 있는지 확인하며 메일이 없거나 채팅접속이 안되면 심한 우울증을 느낀다"며 "집안 일은 물론, 가족에게도 무관심해져 상담치료를 받아야 할 지경"이라고 괴로워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나 문제가 됐던 인터넷 중독증이 최근 주부들로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주부 인터넷 이용률이 지난해 10월 5.1%에서 올8월 15.4%로 급상승하면서 온종일 채팅과 쇼핑정보 검색, 주식투자, 게임 등에 매달리는 주부가 크게 늘고 있는 것.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인터넷을 하는 주부가 전체 주부이용자중 22%에 이르고 31시간 이상 인터넷을 하는 주부도 2.3%에 달할 정도. 이로 인해 남편들 사이엔 '사이버 홀아비'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으며 아내의 '사이버 외도'로 인한 이혼도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중독 온라인센터'를 운영하는 고려대 심리학과 권정혜(權貞彗)교수는 "사이버공간을 통해 새로운 대인관계와 의사소통, 자기존재에 대한 확인 및 보상심리를 느끼게 돼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며 "대부분 30대중반~40대후반인 이들은 중독증세를 쉽게 인정하거나 드러내지 않아 치료가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H 일보에 이와 같은 기사가 났다고 한다...
그러면서 "주부 인터넷중독 징후"를 자신이 그런 지독한 병에 걸렸는지를 자가진단해 보라는 듯 버젓이 실어놓고 있다..
그들이 밝힌 "주부 인터넷중독 징후"는 다음과 같다..
1. 잠자는 시간이 불규칙해진다(식구들이 잠 든 후에도 인터넷을 한다)
2.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프라이버시를 요구한다.
3. 인터넷 때문에 식구들의 식사를 자주 못 챙겨준다.
4. 집안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전자우편(e-mail)부터 확인한다.
5. 메일이 없으면 하루종일 우울하다.
6. 일단 접속하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늘 '1분만 더'를 외친다).
7. 외출 빈도가 줄어든다.
8. 가족이 집에 없을 때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인터넷에 접속한다.
9. 아무리 집안 일이 바빠도 인터넷에 접속한다.
10. 다시 인터넷을 할 수 있을 때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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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위의 징후들을 보며 나를 체크해 보았다..
1번, 9번이 기다.
내가 주로 다니는 사이트는 육아 사이트와 모교 사랑, 그리고 딸아이의 홈피가 만들어져 있는 사이트 등이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남편 아침 차려주기, 도시락 싸기, 청소와 빨래를 마치고 나면 인털넷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하지만 그 시간은 두 시간을 결코 넘지 못한다.. 딸아이가 울어대서가 첫번째 이유이며, 모니터를 오래 들여다 보고 있으면 머리가 아파서가 그 두번째 이유다.
그런 내게 얼마전 모교사랑을 연결고리로 한 통의 멜이 날라들었다. 발신인은 남자였다.. 그리고... 더욱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내 학창시절 담임선생님이셨다..
어서 빨리 답장을 보내라고 촉구하는 그 멜을 받고 나는 한동안 머엉해졌다...
남들이 들으면 웃기는 얘기라고 할 것이지만...
나는 내가 남편과 젖먹이 딸이 딸린 유부녀라는 사실과
그 메일의 발신인이 남자이기전에 단지 나의 학창시절 선생님이라는 사실 사이에서 갈등하였다...
물론 선생님이 그러하셨듯이 모교사랑 싸이트에 공개적으로 한 통의 답장을 보내었다.. 그 옛날의 스승을 대하는 태도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예의바르고 깍듯한 편지였다...
그리고 선생님으로부터 아주 조속히 답장이 날라왔다...
선생님은 제자의 소식이 궁금하신 모양이었다..
그리고 어린 날처럼 제자를 곁에 두고 연락을 하며 흘러간 얘기를 나누고 싶으셨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계속 연락을 드리지 못했다...
남편은 전화 번호를 알아내어 선생님께 전화라도 한 번 드려야 한다고 했고, 친구들은 숫제 선생님을 만나뵈어 식사라도 대접하고 그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도 하였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도 가끔 선생님이 혹시 화나시지는 않으셨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때 그렇게 한것이 잘 한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뒷방에 을씨년스럽게 놓여있는 생명력없는 이 물체가 전원을 켜면 생명을 얻고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도 하고 그로 인해 그 많은 번민과 고통이 따르기도 한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다..
나도 인털넷의 바다에 빠져서 이 아줌마사이트를 만나고 다른 사이트들을 만났다.. 그리고 이렇게 나의 가슴속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해 병이 되던 이야기들을 함으로써 참으로 많은 위안을 얻었다..
이 위안이 계속 될려면 나도 작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것만 하고 살수는 없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