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르르 잠이든다. 라일락향기가 바람결에 스친다.
허름한 기차역은 역이상의 추억으로 다가온다.
철길 옆으로 단정히 자리잡은 무궁화 나무와 흐드러지게 피여있는 라일락 나무.
유난히 커보이는 라일락나무 아래서 작은 오빠를 기다린다.
유난히 다정한 나의 오빠.
이름대신 "우리 막내"로 늘 불러주고 안쓰러워해 주었다.
정작 안쓰러운 나의 오빠인데.
하교길에 무심히 역으로 가보면 오빠는 항상 땀으로 범벅이된 얼굴로 나를 반긴다.
어른이된 지금.
생각해보면 삶이란 참으로 고달프다.
어려운 가정 살림으로 못배운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그저 몸둥이가 전부인 사람은... 작은 오빠가 그러하듯...막노동의 땀내가 그러하듯.
오빠의 땀내가있는 역전의 라일락향기는 가슴 저미는 아픔이다.
하지만,
그아픔을 다시 느껴도 좋다...오빠가 이세상에 있어만 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