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산성을 찾아서
고성 산성은 정선군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유적지이다
오래 전에 배운 구절양장 심산유곡이라는말이 저절로 떠올려지는 깊은 산속 고불고불한 길이다
몰운대가 보이는 재를 지나 갈대로 유명하다는 민둥산을 넘어 가고 있다
이 산성은 정선군 소재지이긴 하지만 정선쪽에서는 길이 없어 영월을 지나서 가야 한다
돌고 돌아들어온 고성리 마을
두 칸 짜리 학교, 폐교라고 들었는데 그렇지는 않았고 어린이들 세명이 공부하고 있었다
인적조차 드문 곳에 학교가 세워져 있었고 더 이상은 갈 길도 없다
그 뒷길로 힘겹게 올라가니 고성산성이었다
산성이야 당연히 산에 쌓아 놓은 것이지만
올라가기가 너무 힘이들어서
그 옛날 조상들이 이렇게 높은 곳에 산성을 쌓으려면
얼마나 힘이 들었겠냐는 이야기를 하면서 올라갔다
그런데 갑자기 일행중의 한 사람의 그 수고에 찬물을 끼얹는 말을 한다
'만리 장성도 쌓는데 뭘'
듣고보니 그렇기도 하다
만리장성의 그 웅장함과 방대함에다 이 고성산성을 어찌 비하랴
비교하다보면 지니고 있는 것의 절대가치가 보잘것 없어 보인다
산성은 돌조각을 옮겨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것이었다
제1산성부터 제 4 산성까지 있었다
거기서 우리들은 조상들의 수고를 온몸으로 느꼈다
하얀 옷을 입고 상투를 틀고
무거운 돌 하나 하나를 나르던 조상들의 땀방울로 이 성은 이루어졌을 것이다
적군의 움직임을 알아내려고 쌓은 것이라고 하는데
과연 강을 타고 오는 군사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적군이 오는가 망보기 위한 성에서
그 적군의 후예일지도 모를 우리들이 이곳을 구경하고 있다
흐르는 세월을 누가 당하랴
강물의 물결은 물가의 절벽과 어울려 아름답기도 했고
텔레비전에서 익숙해진 경치였기에 낯설지도 않았다
아니 어쩌면 텔레비전에 있던 그 경치를 눈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는 말이 더 알맞은 말일지도 모른다
동강댐 건설계획이 백지화 되어 그 비경을 간직할 수 있다고 하는데
동강은 그렇게 앞으로도 수 천년을 흘러내려갈 것이다
우리들은 어디로 흘러 흘러 가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