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더위때문에 잠을 설쳤다.
선풍기를 계속틀어놓고 잤지만
그 바람은 시원하기는 커녕 되려 텁텁한
짜증스런 바람이었다.
그나마 꺼버리면 더 더운것 같아 다시 틀고...
아침뉴스의 기상캐스터는 오늘도 살인무더위.
해가 갈수록 지구의 온난화때문에 더워진단다.
어제는 창원의 기온이 사람의 체온과
맞먹는 36.7도라했다.
오늘도 만만치 않은 날씨다.
올해는 이상하게도 경남지방이
윗지방보다 훨씬 더 덥다.
아침부터 또 푹푹찐다.
자꾸 짜증이 난다.
장마라 핑게대고 빨지않은 이불을 꺼냈다.
쿳션,베개호청을 뜯었다.
몇번입다가 걸어놓은 옷들도 다 꺼냈다.
세탁기도 돌리고 이불은 큰다라이에 담궈
맨발로 자근자근 밟는다.
복도식아파트에 일층이라 앞쪽으로는 죄다
감옥처럼 고정으로 막아놓아
이불하나도 널수가 없다.할수없이
현관문을 열고 바깥복도에다 널어야겠다.
문을 열었더니 시원한 바람이 확 불어온다.
아, 진작에 문을 열어놓을걸....
우리집을 거쳐 지나가는 집은 3가구가 있다.
안이 좀 들여다 보이면 어때.
옆집남자도 휴가인가 보다.아이들과 지나가며
슬쩍 들여다본다.
입을것 다 입고 있으니 쳐다봐도 민망하지 않다.
제일안쪽에 사는 새댁도 누가사는지
궁금한가보다,
쓰레기를 버리려 지나가며 살며시 기웃거린다.
눈이 마주쳐 서로 어색한 웃음을 흘린다.
세탁기의 탈수기가 돌아간다.
마루에 놓인 컴퓨터에 앉아있는 내 등뒤로
현관을 통해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더울때는 가스렌지앞에 다가서기도 싫다.
한낮의 더위가 오기전에 남편이 마시는
버섯물을 얼른 달여놓아야겠다.
길건너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남편과 싸웠단다.
시원한 수박에 하소연 다 들어줄테니 얼른
건너오라고 전화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