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남편이 왔다.
새벽5시이건만 거나하게 취해서.......
내가 자나 안자나 확인을 한다음 살짝 침대로 올라온다.
"왜 안씻고 올라와" 퉁명스런 나의 말투에 깜짝놀라며 "응 씻을께" 엉거주춤 일어난다.
세수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샤워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또 세면기에 발올려 놓고 발씻는거 아니야 밑에서 샤워기로 발씻으라고 몇백번 말을 하건만 내가 볼때는 샤워기 틀어서 발을 씻고 내가 안볼때는 세면대위에 발을 올려놓고 발을 씻는 남편,
왕짜증이 난다. 세면대는 세수하고 양치질하니까 발올려 놓고
닦으면 안된다고 누누히 얘기하건만........
달려갔다 화장실로 "또 세면대에 발올려놓고 씻어" 소리를 질렀다.
깜짝놀란 남편 얼른 발을 내려놓다 욕조에 발을 부딧혔다.
별로 아플것 같지 않은데 엄살을 있는데로 부리며 이현장을
수습하려든다.
남편은 레스토랑을 한다 그래서 항상 새벽1~2시에 끝나는데
오늘은 친구가와서 한잔했다고 한다.
온몸이 파김치가 되서 침대에 눕자마자 코를 곤다.
잠이 안온다.
이리뒤척 저리뒤척하다가 컴앞에 앉았다.
이곳엔 하루에도 수십번 들락거리며 남들이 쓴 글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건만 이렇게 글을 쓰는건 오늘이 처음이다.
남편의 자는 모습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면서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이 세삼든다.
정말 법없이도 살사람인데....... 그러기에 세상살이가 너무나도
힘든 사람이다.
항상 긍정적이고 모든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별 경계
도없이 잘해주며 믿는것에 난 못마땅해 했다.
현실을 직시하며 사는 나로서는 이해를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그사람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하면 난 항상 반기를 들었다.
어떻게 알아 한번 만나보고 믿을사람이 어디있어? 내가 보기에도
첫인상이 좋아보였는데도 남편앞에선 항상 반기를 들며 다시한번
그사람을 세심히 보기를 원했지만 남편은 그것으로 끝이다.
한번 좋은 사람은 좋은가보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살면서 반정도는 그런것때문에 많이 다투었는데 "넌 인정도 없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다"라고
날 아주 인정머리도 없는 야박한 여자라고 결론 내리며 큰아이가
욕심을 부릴때 엄마 닮지 말라는둥 빈정거림때문에 많이도 다투었다.
헌데 요즘 남편은 달라졌다.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하나씩 깨지면서 사람들이 싫단다.
좋아해야하는지? 슬퍼해야하는지? 하지만 자기야 사람은 싫어하지말고 그냥 현실을 직시하면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살아가면
되지 않냐고 요즘 남편을 세뇌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