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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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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0

내 아이디는...엄마혹


BY 하강천사 2000-11-16

우리 둘째 아들 이야기입니다...

"엄마, 내 아이디를 뭐라고 할까?"
"글쎄, 뭐가 좋을까....그래. 생각났다. 엄.마.혹"

이제 5살인 둘째 아들이 제가 인터넷을 시작하면서 자기가 좋아
할만한 사이트(아이조아,엘지키드,스마일북,파피키드...등등)를
찾아 주고, 함께 회원가입을 했을때 물어온 말입니다.

엄..마..혹...

그래. 넌 정말 도깨비 방망이와 바꿀수도 없었던...도저히
뗄레야 뗄 수 없었던...엄마혹이었단다. 넌 기억나지 않겠지만.
형이 혼자 있는게 늘 안스러웠는데, 널 임신하게 되어 무척
기뻤었지. 그 기쁨도 잠깐...무지막지한 입덧 때문에 물 한모금
맘대로 넘길 수 없었던 엄마는 2주일에 3kg이 빠지는 최악의
상태까지 갔었단다. 결국 덕분에 링거액 맞으면서 버텨냈지...

네가 세상에 첫선을 보인 후...엄마는 잠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보통 아기들은 백일쯤 되면 밤낮을 구분한다던데...넌 보통
아기가 아니였더랬다. 그 점에선 무척 특별한 아기였지... 업고, 안고,멜빵에 넣어 보기도 하면서 수 많은 새벽을 맞곤 했었어. 두돌이 될 때까지 너는 밤에도 몇차례 깨어서 울어 댔었다.
배가 고픈것두 기저귀가 젖은 것두 아닌데 넌 그렇게 엄마를
깨어 놓았지....지금...너는 한 번 잠들면 호랑이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잘 자는데 엄마는 버릇이 되어선지, 지금도
몇번씩 잠에서 깨곤 한단다. 어떡할래? 책임져... 임마.

아빠도 할머니도 다 필요 없었다. 너는... 오로지 엄마만...
엄마가 나타날 때 까지 너는 우렁찬 소리로 울어 대었었지...
30분이 지나도...한 시간이 지나도 너는 지칠줄도 모르더구나.
잠투정은 왜 그리도 심하던지...잠이 들때까지 업고 이리저리
다녀야 했던 엄마는 지금도 왼쪽 무릎이 많이 안 좋단다...
(이담에 크면 관절염 수술...꼭 네 부담으로 해야 할것이다)

엄마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졸졸 따라 다니던 너...
차라리 캥거루라면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라도 하지...
마치 그림자처럼 넌 그렇게 항상 엄마 옆에 있었지.

지금도 신기한건...그러던 네가 유치원엔 잘 다닌다는 사실이야.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다...

엄.마.혹...
나중에 커서 장가가도 계속 엄마 옆에 있어줄 자신 있니?
엄마혹을 떼어갈 만큼, 도깨비 방망이가 되어줄만한 사랑하는
여잘 만나면...엄만 기꺼이 즐거운 맘으로 엄마혹을 떼어 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