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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기 바람의 끝-남자의 바람은 배신이다!


BY 칵테일 2000-11-15



한줄기 바람의 끝



아주 오래전, 나와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한 언니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차를 바꿔야겠다면서 그 언니더러 한가할 때 가까운 자동차영업소에 가서, 카다로그나 몇개 받아놓으라하더랍니다.

그때는 언니가 자유직업이라 하루 쉬는 날, 나들이삼아 편한 복장으로 동네 가까운 자동차영업소에 갔대요.

친절한 직원들의 소개로 한참 상담을 하고 있는데, 어떤 영업사원이 자신을 빤히 한참동안이나 보고 있더래요.

의아해서 왜그렇게 사람을 쳐다보느냐고 했더니, 혹시 ㅇㅇ국민학교 나오지 않았냐고 물어보더래요.

알고봤더니 까마득한 국민학교 동창 사이.
서로 이게 웬일이냐며, 어떻게 날 알아봤냐 어쩌냐 이러면서 반가운 마음에 차 한잔 마시고 돌아왔답니다.

그리고는 당연히 그 영업소, 그 사원에게 차를 샀지요.

그런데 그 언니는 그때까지 장롱면허였는데, 그 동창생이 자신이 운전을 가르쳐주겠다며 한가할 때 시간을 내라고 하더랍니다.

별 생각없이, 마침 운전을 직접 하기 위해서는 도로연수를 받을까하던 차에 잘됐다싶어 쾌히 응했다네요.

아직 장가를 못간 노총각이라고 소개를 한 그 동창은, 참 여러가지로 사람이 순수하고 착해만 보이더래요.

그 언니. 특별히 무슨 결함이 있는 노처녀도 아니고, 집안에 무슨 결격 사유가 있어 시집못간 것도 아니었다가, 몇번 그를 자연스럽게 만나다보니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대요.

결국 둘은 일종의 깊은 관계까지 진전이 되었는데, 마른 장작에 불붙여놓은 거 마냥 알수없는 감정에 휩싸여 둘은 거의 1년 정도 그런 끈적하고 은밀한 관계가 되어버렸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남자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왔대요.
자동차 사고가 났다고. 그런데 급히 합의를 봐야 하기 때문에 100만원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나.

여차저차한 사정이 딱하길래 그 언니는 부랴부랴 돈을 만들어 그가 불러준 은행구좌에 입금을 했대요.

그런데 며칠 뒤에 그를 만나 그의 차를 보니, 어떻게 된 일인지 전혀 사고가 난 차같지 않게 멀쩡하더랍니다.

이상하다싶어 물었더니, ㅇㅇ 카센타에서 깜쪽같이 수리해서 그렇다고 어물쩡 대답하더래요.

아무래도 수상하다싶은 생각이 들어, 몇 번 같이 가기도 했던 그 ㅇㅇ카센타를 (그 카센타 주인과 무척 친한 것 같았대요.) 혼자 몰래 찾아갔답니다.

차 정기점검하러 온 것처럼 해서 은근슬쩍 그 사고에 대해 물었더니, 정색을 하며 아무 사고도 없었다고 펄쩍 뛰더래요.

그래서 내친 김에 하나 더 묻기를, 그럼 ㅇㅇㅇ씨가 왜 아직까지 결혼을 안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아, 글쎄..... 유부남이랍니다! 그것도 얼마전에 둘째아이까지 본 유부남!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차사고 났다고 가져간 그 백만원이, 아내가 난산이라 제왕절개를 하느라 필요했던 돈이었답니다.

총각이건, 유부남이건 그 남자와 잠시 관계를 가졌다고 뭘 어째야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막연히 결혼까지 염두에 두었다가, 그야말로 황당하기 이를데 없었답니다.

월급타면 바로 갚는다고 그렇게 가져간 백만원은 아예 감감무소식이고, 그 이후부터는 노골적으로 이런 저런 돈을 요구하더랍니다.

이 언니. 이판사판이다싶어 정이고 뭐고 오만정이 다 떨어져 저 XX 망신이나 줘야겠다싶어 물어물어 그 남자의 집을 몰래 찾아갔답니다.

굽이굽이 산동네에, 아직도 저런 데서 사람이 사나싶은 허름한 집에서, 맨발에 슬리퍼를 끌고 어떤 여자가 나오는데.....

그여자가 들쳐업고 나오는 아이가 그 동창생을 영락없이 빼닮아 한눈에도 안사람이란 것을 알아챌 수 있었대요.

그런데..... 그 여자의 얼굴은 자기보다 십년은 족히 늙어보일만큼 지쳐보이는데다, 아이를 들쳐업은 포대기가 어찌도 낡았는지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대요.

백만원. 저 놈 마누라에게라도 반드시 받아내리라 독한 마음먹고 찾아 나선 길이었지만, 그 아내된 여자의 까칠한 얼굴과 생활에 지친 모습을 보자 마음이 흔들리더래요.

그래서 그냥 돌아섰답니다.
말없이 돌아서면서 자신이 저 가엾은 여자에게 얼마나 그동안 몹쓸 짓을 저질렀나를 깊이깊이 뉘우쳤대요.

자기의 머리와 가슴을 모조리 다 지찧고 싶을 만큼, 자기 자신이 그처럼 못나고 어리석어 보인 적은 없었답니다.

나중에 그 남자를 마지막 만난 자리에서 그 언니가 물었대요.
결혼한 주제에 왜 자신을 유혹했느냐고.

그랬더니 그 남자 왈.

가난한 집에 시집와 고생하는 자기 아내가 안돼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허구헌날 찌들려만 있는 모습을 보다가 그 언니의 밝고 명랑한 모습을 보니까 그게 너무 좋아,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고.

결혼한 남자라고 하면 바로 그 관계가 끝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총각이라는 거짓말을 해야 했다고.

그 언니가 제게 그래요.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너무도 충격적이고 속상한 일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남편이 뭐하고 돌아다니는 지도 모르면서 허름한 가정을 지키고 있었던 그 아내가, 같은 여자로서 너무나 가엾어보였다고 하네요.

그 언니가 나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고해성사>라는 말로 표현하더군요.

그러면서 자기는 절대로 결혼하지 않고, 그냥 혼자 일하며 평생 살겠다고 큰소리치더니 결국은 때되니까 자기 짝 찾아 결혼하두만요.

다행히 결혼 전에 그런 일을 겪었기에 망정이지, 결혼한 이후에 그런 감정에 휩싸였었다면 그거야 말로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요?

남자들에게는 분명히 이중적인 부분이 있는가봐요.
사랑도 사랑이지만, 싫은 것은 무조건 피하고 보려는 안일한 마음가짐.

술집 각시들이 마음에도 없는 친절 베풀며 하하호호하는 것에, 그렇게 돈까지 갖다바치면서 그것도 영웅 대접이라고 좋아라하는 남자들.

남자들이 그러고 있는 그 순간에, 과연 그들에게 제대로 된 이성이 존재하기는 하는걸까...... 하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아내가 자신때문에 고생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아내를 위로하고 다독여주기는 커녕 자기만 쏙 빠져나와 즐거움을 찾는 것이야말로 <배신> 아니겠어요? 배신!!

아~ 송광호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이건 배....배신이야...배신!!!!



한줄기 바람의 끝-남자의 바람은 배신이다!


칵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