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라고 했나
이슬비보다 더 고운
안개비가 오는 저녁 산
안개 깔린 산속을
아스라히 걸어본다.
나무의 숨쉬는 소리
억새풀 한들거리는 소리
찌찌~~~~~이익 새소리
싸리꽃 수줍은 몸짓
오솔길 따라
덧자란 억새풀들이
길을 가로막는다.
어느 덧 죽음 같은 어둠이
나를 무서움으로 감싼다.
어느 투박한 남자가 올라온다.
"저기 개복숭아 한 개가 열렸지요?"
순박한 촌부의 표정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네, 이쁘게 크네요."
그 남자도 대개
말을 하고 싶었나봐.
씩 웃으며 하늘을 보니
하얀 반달도 웃는다.
저녁산으로
촉촉한 푸름이
뚝뚝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