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이사는
새집 새로한 도배냄새 그리고 자장면......
이사하는 도중에 대충 자리잡고 앉아 먹는
자장면의 맛이란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잡아놓은 날은 참으로 빨리도 다가온다.
며칠전부터 하는 것도 없이 수선스럽더니만
결국 포장이사로 나오신 분들께 한마디
듣고 말았다.
무에 있는 것 같지도 않던 살림이 죄다
끄집어 내어 한데 묶어놓으니
언제 이리 장만했나 싶을 정도로 많다.
워낙 챙겨 넣는다거나 정리 하는 따위의
일에 있어서는 신랑이 인정한 정리치를
넘어선 정리장애의 정도인 나 이기에
오전에 새집으로 옮겨오는 동안만 시간을
내고 오후에 다시 회사에로 돌아가야하는
신랑의 발걸음을 더욱 더디게 만들었다.
유치원 다녀온 딸과 함께 포장이사에서
나오신분들과 점심식사로 갈비탕을 먹으며
그 옛날 새집 마당에서 먹던 자장면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야기하는데 우리딸 하는말
- 엄마 난 갈비탕이 더 좋아...
이게 더 맛있거덩~
세월의 변화가 아이들의 입맛도 추억도
함께 변화 시키는가보다.
정리해서 넣을것은 자꾸만 쌓이고
이래저래 여물지 못한 내 손끝이
원망스러운 이사 뒷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