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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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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 씨리즈 8


BY ggoltong 2002-06-21

이 이야기는 정말 뜨끈뜨끈한 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불과 여섯시간전 이야기이니 말이다.

오늘 교양수업 시험시간 이였다.
시험과목은 '실용영어'
다들 오픈 테스트라 좀 여유가 있었던 과목이였다.

헌데 시험감독으로 오신 분이
환갑이 넘으신 고령의 교수님으로
오픈 테스트라는 걸 연락 못받았으니
책 다 넣어놓고 정정당당히 시험보라고 하신다.

모두들 몇마디 웅성거리다가
워낙에 강경한 교수님 얼굴이 무서워
책들을 죄다 집어넣었다.

헌데 맨앞에 앉아있는 사십대의 아저씨가
시험지를 뺏겼다.
컨닝페이퍼를 드러내놓고 쓴것이였다.
교수님 입장에서는 모욕이라고 생각하신 모양이셨다.
'잘못했습니다~'이렇게 말하면 좋았을것을
이 아저씨는 정말 너무한다 싶게
'아,왜 뺏어가고 그래요, 얼른 내놔요!'
이러는 것이였다.
너무나 놀랐다.
어쩜 연세드신 교수님한테 저런 말버릇을 할수가 있나..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성질 있으신 교수님 왈,
'이건 엄연한 기수처리 문제예요,컨닝하지 말라고
경고했잖아요'
그러자 그 아저씨 한다는말
'아,나는 안보고 썼응께 그냥 주라니 까요, 빨리 내 놔요!'
정말 심하다 심하다 저렇게 막말하는 사람 첨 봤다.

우리 과를 비롯한 타과의 학생들도 죄다 쫄았다.
그 살얼음같은 상황이 너무나 무서워
쥐죽은듯 시험지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자네 말버릇이 지금 그게 뭔가.'
교수님이 화가 나서 말씀하셨다.
그러니까 그 아저씨 한다는 말씀이
'나도~아,나이 먹을만큼 먹었다니까요~'
그리고 다짜고짜 '이런 분위기에서는 시험못봐,그리고
이건 학교에다 따질거고 한번 당해보쇼'
그 아저씨는 그렇게 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그리고 나가면서 한다는 말
'정말 더러워서 시험못보겄네..참나~'

교수님은 거의 쓰러질듯 넋을 놓고 계셨다.
성질 정말 한 가닥 하는 분이신데
교수님은 아무 말씀이 없었다.

시험이 끝나고 제비새끼들처럼
학우들이 모였다.
그리고 무슨 저런 아저씨가 다 있냐고
한바탕 쑤군쑤군 댔다.
그리고 한결같이 입을 모아 말을 한다.
'예절바른 우리 나라는 교과서에나 나올 일이라고..'
위인지 아래인지 구분못하고 마구 눈 내리깔고
모욕을 주고..
정말 묘한 속상함이 가슴을 두근두근 두방망이질 쳤다.

계속해서 잘못한것 없다며
강의실 뒷문편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그 나이많던
아저씨학생...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