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시, 만지지 마! 내 꺼야.
-내꺼야! 내가 다 가질 꺼야!
-이건 우리 엄마가 나한테 사 준 거란 말이야!
-아냐, 우리 할머니가 사준 거야!
-웃기지마, 넌 안지 4년 밖에 안 되었지만, 나는 7년이야!
-그래도 내꺼야!
-니가 암만 그래봐라~ 그래도 내꺼야!
뭔 말이냐고요?
밤마다 남편을 가지고 딸하고 싸우는 불쌍한 제 얘기죠, 머.
경석이는 이제 혼자 자니까 이런 일이 없지만, 세라는 아직도
우리 사이에 군사분계선입니다.
남편한테 잘 자라고 뺨에 살짝 뽀뽀하는 것 조차, 딸의 온갖 구
박을 받다보니 열 받쳐서 어느 날 부텀가 소유권 분쟁이 일어났
지 뭡니까?
그런데 그 당사자가 하는 말이라는게..
-그럼 눈 뜨고 있을 때는 세라 꺼, 세라 잘땐 마누라 꺼!
이러지 뭡니까?
흥!
딸이 잠들기 전에 지가 먼저 잠들면서 이딴 소리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하루 이틀이지, 이제 딸을 독립시켜야 겠다고 마음 먹고,
소유권 분쟁의 막을 내리려 했드만 울고 불고 난리를 쳐대는 통
에 할 수 없이 아직도 삼팔선을 옆에 두고 울며 삽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
피곤에 쩔어서(요새 시국이 하 수상하지 않습니까?)
들어 온 남편이 침대에 대자로 뻗자,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제가 등을 조금 두드려 주었지요.
거실에서 잽싸게 뛰어 들어 온 세라는
-내가 할꼬야~~
이러구 손도 못대게 하지 뭡니까?
이거시. 안마해주는 거까지 난리를 치다니?
한대 쥐어 박았습니다...(물론 살짝이지여..)
-안되것다. 잘라서 나눠 갖자!
세라는 빵칼( 걍 칼로 자르면 아프다는 건 아니까,,빵칼도 장난
은 아니지여..)을 들고 오더군요.
-바라던 바다. 나누자!
-헉! 안돼!
-시끄러! 애 한테 분명히 아빠는 엄마꺼라고 했어야지!
후회해도 이제 소용없어.
-엄마 어떻게 자를 까?
-음,,배꼽위는 너 가져. 나는 다리를 가질께.
저는 아무래도, 그게 좋다 싶었져.
-아니야, 팔 하나 다리 하나 나눠갖자 엄마.
-음,,근데 다리 하나만 가져야 돼?
물론, 나머지 두 개(?)는 제가 가질 속셈이었져.
남편은 입이 귀에 걸린 채( 어디가서 그런 대접을 받아 보겠슴니
까?) 어떻하나 보자 그런 표정이었져.
빵칼을 가져다 대던 세라는, 심각하게 고민하더니만, 아무래도
안되것던지 손으로 자르기 시작했슴다.
-그래도 딸 밖에 없다.
남편은 손으로 열씸히 자르는 딸이 기특해서 그렇게 말했지만,
저는 어림없다고 생각했지요.
-안돼! 내 껀 내꺼고 세라 껀 세라꺼지!
-엄마, 이름 쓰자!
-응? 그래? 볼펜 가지고 와. (흐흐,,아직 지 이름도 잘 못쓰는
거시...)
남편이 안된다고 난리를 치는 중에도 세라와 저는 볼펜으로다
남편 팔 다리에 각각 이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흥!
너 아직 니 이름 다 못쓰지? 그게 이세라냐?
저는 마음껏 비웃어 줬지여.
그러자 세라는 얼굴 그림을 그리기 시작 했습니다.
-이게 뭐야?
-내 얼굴!
-흠,조아..
-으이고, 이것이 뭐야?
어쨌든 피곤해서 발만 닦고 잔다던 남편은 할 수 없이, 목욕을
해야 했습니다.
자업자득이지여, 뭐.
그런데 남편이 눕자 마자 냉큼 남편 배 위로 올라가 버린
세라는 이렇게 외쳐버리지 뭡니까?
-내꺼다! 내가 아빠 배 위에서 자 버릴꺼야!
흑흑,,오늘도 밤이 돌아 오면, 남편 팔베개를 베고 자던 시절을
그리워 하면서, 남편 배 위에서 잠든 딸을 떼버리고,
오늘은 제가 안고 자 버릴껍니다..흑흑...
흥! 두고 보십시요. 세라가 지 아빠를 가지래도 버리고 가 버릴
날이 꼭 오고야 말껍니다.
-그 때 울지 말고, 지금 잘해!
한 대 뻥 차주고 돌아나와 컴을 켰지 뭡니까여?
-자기야, 세라 잔다~~
-시끄러, 나 정팅 있어. 딸이랑 자!
처절히 버리고 말았답니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