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옷정리를 하고 있었다.
거실에서 티브보던 아이들..
"혜린아~ 우리 수박..먹을까?.."
"구러자.."
즈이들끼리 나누는 대화가 안방까지 들린다.
냉장고에 랩으로 씌어진 한조각의 수박..
날씨가 장난 아니게 더워져 문득 나도 아이들의 말을 듣자
냉장고안에 있는 수박이 먹고 싶어졌다.
그리곤 냉장고에서
수박 꺼내는 소리가 들린다.
난 잠시 후..애들이 "엄마 수박드세여"
라는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소리가 없다.
잘라서 가져 오려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늘 그래왔으니까..
그런데 아무 소리가 없다.
마침 옷 정리도 마쳤고해서
수박을 먹고자 거실로 나가니..
헉@@ 아니..그새 다 먹고
시퍼런 수박 껍질만 남겨 있는게 아닌가..
아흐~~~ 열받은 나..♨
"야~ 너희들!! 수박 다 먹었떠??"
"....으응..."
"어머머..세상에..너희들 어쩜 구럴수 있니??"
"-.-;;....."
"세상에 수박을 먹으면 엄마 드세여~하고 함께 먹어야지 너희들만 먹니?"
"..엄마.. 안 먹을줄 알고..."
"왜 안먹어..너희들이 언제 물어봤어?"
"엄마 가끔 물어보면 안 먹는다고 해서 ...."
(이래서 평상시 안먹으면 안 된다니깐..)
"그래..너희들 입만 입이고.. 엄마입은 입 아니다 이거쥐?"
"그게 아니라..우리..수저로.. 퍼먹었거든......."
"얌마~ 엄마는 수저로 퍼먹을줄 모르냠마??"
"......"
"엄마는말야.. 혼자 수박 먹고 싶어도..
너희들하고 같이 먹을려고 안먹었어..그런데.. 너희들은 모얏!!"
그러며 난 수박 한조각 가지고
울그락 불그락거리며 마치 철없는 애마냥..
참으로 유치찬란하게 아이들을 혼내고 있었다..^^;
녀석들은 자기네들끼리 티브를 보며 먹느라
방에 있는 엄마를 잠시 그렇게 잊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타난 엄마의
호통에..녀석들은 몹시 무안해하고 있었다.
(음..그래..이쯤하자..ㅋㅋ)
그리곤 내친김에 아이들에게 물었다.
"너희들말야..입장을 바꿔놓고 생각을 해봐..너희들이 먹고싶은게 있었는데
엄마 아빠가 너희들 몰래 먹었다면..기분 어떻겠니?"
"...우리.. 매일.. 그런거.. 아니잖아~"
큰 녀석이 정상참작을 요구한다..ㅎㅎ
"음..너희들 한번만 또 너희들끼리 먹었단봐..그땐 국물도 없을줄 알어!! 알써??"
"넵....-.-;"
ㅎㅎ
녀석들아..
엄마 디게 웃기쥐?
실은..엄마도..우습다..ㅋㅋ
하지만 ..
너희들도 엄마가 되고 나이 먹어봐봐..
왜 그때 울엄마가 애덜처럼
먹는거에 목숨걸고 삐졌는지 아마 알게 될꺼야..ㅋㅋ
더 늙어서 서럽기전에..
내 미리 너희들에게 솔직하게 말해두는거야..
어른들도..애들처럼..
먹는거에..쉽게.. 삐질수 있다는걸..ㅎㅎ
부모 자식간에도 말야..
콩한쪽도..
나눠 먹어야.. 되는거란다...알쮜?...
엄마입은 장식용이 아니거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