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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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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하루


BY 동해바다 2001-04-26

분홍빛 하루

날씨가 어쩜 이리도 좋을까~~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어디라도 가고픈 맘.
내마음 깊은 곳에 바람이 스며 들어온다.

베란다를 통해 마당으로 나가보니 따사로운 햇살에
감은 머리를 탈탈 털어 본다.
유리창에 비친 내 머리색깔에 만족스러워 하면서....

미니화단엔 어디에선가 날아와 자리잡은 이름모를 풀들이 가득하다.
이름모를 작은 꽃들과 함께...

들어와 화장대 앞에 앉았다.
외출할 일이 없어도 세수하고 나면 습관적으로 하는 화장....
남들은 그랬다....참 부지런하다고......
꾸미며 산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삶의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난 화장을 하고 있는 시간이 참 행복하다.
화장을 해도 크게 변화되지 않는 모습이긴 해도
맨얼굴을 약간 다르게 그려 나가는게 즐겁기만 하다.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색깔로 입술을 그리고는
하이얀 티셔츠에 연한 핑크빛 남방을 걸쳤다.
아~~ 맘에 드네.
거울 앞에 선 내모습에 자화자찬해 본다.

공부할 프린트물들을 챙겨가지고
기분좋게 도서관을 향하여 나섰는데........
공부를 시작하면서 왜이리 졸리운지 눈꺼풀이 감기기 일보 직전이다.
어쩌나..선생님 보시면......
눈부릅뜨기를 몇번......
앞에서 선생님은 시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을 하시는데
눈 앞이 가물거린다.
안되겠다 싶어 공책을 펼쳐 끄적거렸다.
ㅎㅎㅎ친구에게 편지써야지....

그렇지 않아도 선생님께서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셔서
잠시 다른 말씀하실 동안 친구생각이 나 편지를 썼다.

두시간을 마무리 잘 하고는 오랜만에 팬시점에 들어가서
예쁜 편지지를 골랐다.
뭘루 고를까 이것저것 만지다가...
또 연분홍색이 내 눈에 들어온다.
아니 내가 사춘기 소녀인가....이렇게 생각하다가..
결국 분홍편지지와 봉투를 집어 들었다.

편지를 옮겨 쓰면서 내마음은 핑크빛으로 물들어 가는듯 했다.
솜뭉치에 잉크한방울 뚝 떨어트리면 쏴악 스며들듯이 말이다.

지금 그 분홍빛이 감도는 편지는
빨간 통속에서 빨리 가져가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마음이 편안하면 온 세상이 아름답고 또 자기 자신도 예뻐 보이나보다.
내 자신에 흠뻑 취해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여행해 본 하루였다.

분홍빛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