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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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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찾아온 가을


BY 곽 애신 2000-08-21

우리집 마당엔 감나무,장미,치자,고추,토란,배나무,선인장,은행나무,무궁화...........이렇게 많은 나무들이 자랍니다. 이 글은 딸 아이의 1학년때 일기 속의 한구절이랍니다. 그때 남편과 저는 한참을 웃었어요. 남이 알면 우리 집 마당이 무슨 호화 주택 정원인줄 알겠다고요.작은 화분에 담긴 꽃의 이름도 물어 가며 빼놓지 않고 쓰려고 애쓰던 그 모습이 생각나 입가에 웃음이 번집니다.올해도 딸의 성화에 시장가서 사온 고추 모종과 토마토모종 2000원어치.잘 커서 제법 올망졸망 열매를 맺어 빨갛게 색깔옷을 입은 것들이 몇번 내린 세찬 비에 잎부터 오글거리더니 노랗게 주저 앉아 버린다. 애처롭지만 뿌리까지 뽑아 버리고 작은 고추를 따 담았다. 쪼글거리고 볼품없는 고추가 두 주먹이 되었다.모종 값도 못건진 농사였지만 여름 한철 물 주며 기른 아이들 노고에 손에 담긴 고추가 귀하게 느껴진다.마당 한귀퉁이가 비어 버린 모습에 일찍 찾아온 우리집 가을을 달빛에 비추듯 늦은밤 귀뚜라미는 하염없이 울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