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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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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그 어느것...


BY 다정 2002-05-28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
헤어나지 못하는 무의식 저너머에
나무잎 흔들리는 그 소리마저도 소음처럼 뛰쳐나오고
얇은 이불 그아래서
질식하듯이 숨을 몰아 쉬는데....

새가 집을 짓는 모양이다
투명하고 예리하다 못해 비수같은 그것으로
새벽부터 지금까지.
곁에 있는 그 누구도 힘이 되지 못한다
다만 차가운 물과 알맹이같은 그것만이 나의 혼돈을 비웃으며
적선의 손을 내밀 뿐.


창 한가운데를 점령한 채 떠날것 같지 않던
서늘한 달빛도
흔들리는 의식에게 밀려나고
다 뜯어내 버린 허황으로 부터 기나긴 마중은
또 다시 고리만 잇게 할 뿐
그 어디에도 존재감이 없다.

골목길 허름한 점바치에게 내밀던 어린 계집아이의 손끝에서
피보다 더 짙게 솟아 나던 그 하얀 피가
그칠줄 모른채 시간의 터널안에서 흥건이 고여만 간다.

침잠하는 그 어디에도 흔적은
남겨지질 않고
다만
미완성의 굴레에서
조각만이 널브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