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에는 혼자라는것에 익숙해서
훌훌 떠나고 싶을때 나가고
나의 생각대로 모든일을 처리했는데
둘이 함께 하면서 나의 의지나
모든 것에 함께 생각하고 서로를 맞추며 산지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오늘 이른 새벽에 가방을 들고
해외 출장길에 오른 남편의 빈 자리가 이렇듯 클줄이야...
옆에서 귀찮게 심부름 시키고 미울땐
그 회사는 당직도 없냐 라고 빈정 거렸는데
아이들도 아빠가 없는 아침을 쓸쓸해 하고
세 모녀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을 벌써부터 힘겨워 하고있다
얼마전에 남편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후배를 생각해봤다
살아있는 사람은 그래도 만날 희망이 있다지만
이 세상을 등지면 기약없는 이별을 어떻게 이겨내며 살 수 있을까
큰 딸애의 일기장을 보니 주말에 피아노 연주회가 있는데
아빠가 참석을 못 하시니 엄청 속상하다는 글을 써놨다
사진도 찍어주고 맛있는 저녁도 사주고
꽃다발도 전해주던 아빠의 사랑을 내가 대신 할 수 있을까
새삼 부모의 자리를 다시 한 번 소중하게 깨닫게되고
그동안 남편에게 쌓인 응어리들을 혼자인 시간에
그리움으로 녹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