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마다
기차를 타고 그리움이 찾아 옵니다.
하늘에 닿은듯한 파아란 수평선이 가물가물 멀어져 가는
첫 사랑처럼 아득히 보고 싶어 눈물 납니다.
타작을 하고 고추도 따고 벼베고 고구마캐고
수수랑 밤 날마다 감나무 위에 올라가 감따던 시절 지겹던
그시절이 뭐하러 이제사 이토록 그리운지 모르겠습니다.
밤마다 아버지 새끼줄 꼬고 엄마는 그야밤에도 끝없이 일을 하던
모진 그날들 이제와서 아름다운 옛이야기처럼 전설처럼
가을마다 내안에 고향역인양 돌아 옵니다.
네모돌이 작은방에 엄마랑 아버지 나 콜콜콜 자고 있으면
고구마 한가마니도 새근새근 같이 자고 하루종일 키가크던
콩나물도 같이자고 몰래 몰래 귀뚜라미와서 자장가를
불러주던 오래된 고향집 냄새가 가을 바람에 실려 날아옵니다.
가을밤 청남빛 밤 하늘은 지금도 그대로 인듯한데
나만 혼자 세월에 지쳐 먼먼 과거를 회상 합니다.
행복이 뭔지 불행이 뭔지 생각 조차 안해본 시절 그 순수했던
가을의 전설을 오래오래 잊지않고 생각 하면서 가을마다
가슴앓이를 합니다.
엄마 품속같은 고향생각에 가을마다 기차가옵니다.
보따리 보따리 그리움을 싸서 싣고 내가 타고 갑니다.
바다를 지나 강건너 산골짝 내 고향에 가을 닮은 나이 의
내가 내립니다.
그 고향엔 아직도 초록소녀 이쁜내가 기다리고 있다가
내손목을 붙잡고 산으로 가서 돌배랑 머루도 따줄것만 같고
엄마가 잘익은 노오란 호박으로 맛있는 호박전을 부쳐 줄것만
같습니다.
가을엔 옛날이 그리워 너무 그리워 눈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