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중에는 아직도,며느리를 남편에게 사준 장난감(?)이거
나,노동력의 산실로,요샌 돈도 벌어와야하는 사람 쯤으로 여기
는 분들이 계시는 거 같다.
설마 하지만,게다가,요즘세상에 아들 타령을 해서 사람을 잡는
분도 계신다.
탈무드에도 있지 않는가,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한 집에서 못산
다고...아마,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난 아들을 낳고 나서 젤 먼저 기뻤던 게 아니라 머리카락이 쭈
욱 다 설 만큼 소름 끼쳤었다.그 전까지는 아들 타령 안하시던
분이 낳고 나서 젤 먼저 하신 말씀이 "우리 집안에 첫 아들 낳
은 며는리는 4대째 니가 첨이다."라며 싱글벙글 하셨기 때문이
다. 그럼,만약에 딸이었다면 내가 목숨걸고 난 이아기는 얼마
나 속상햇을까,그리고 아들을 낳아야한다고 내게 얼마나 무언
의 압력을 넣었을까 생각하니 무서워졌었다.
친정에선 아직도 난 딸이지만,시집에서는 자기집 식구였다가 때
에 따라선 자기들 끼리 우리집식구들은~이란 말로 날 소외시킨
다. 나도 자식인데,명절 땐 시누들이 오는 날 친정에 가지 못
하게 하는 시어머니의 그 마음씀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다. 딸들이,자기 시누들 때문에 오지 못한다고 내 앞에서 흉을
볼때는 사람이 저렇게 이중적 구조를 가질 수 있나 그런 생각이
든다. 넌 다른 날 가라, 원래 딸은 미나리꽃 필 때 세배간다는
속담이 있다...이런 말 어떻게 할 수 있는건지...
돈 만해도 그렇다,돈 문제 만큼 사람을 치사하고 비참하게 하
는 건 없다. 난 친정에도 시댁만큼 공평하게 쓰지만,시댁에 더
많이 써야 하는게 당연하다는 시어머니의 의식은 나로 하여금 친
정에 뭔가 쓸 일이 있을 때 마다 화가 나게 한다.
그래도 난 치사하니까 안 쓴다,이러지 않는다. 나도 내 식구들
에게 공평하게 쓸 권리가 있다.
다행이 남편은 충분히 바람막이가 되어준다.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서 날 화 나게 하지 않는다.
남편이 가정의 중심은 아내와 아이들에게 있다고 믿는사람이 아
니었다면 나도 꽤 심각했으리라.
아이를 낳고 나니 또 이상한 걸 알았다.
우리 집 뿐이 아니라, 다른 집 시어머니들도,심하게 말해 며느
리를 무슨 씨받이 취급한다는 거다.
얘는 우리집 기둥이고 내 새끼이고,내 핏줄이라고 누누이 강조
하시는 거 까진 좋은데 외가에 가려고 하면 거긴 너네집 아니
다.-라며 아이에게 외가는 먼 곳이라고 강요하신다.
아이들은 당연히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애들은 아빠할머니, 엄
마할머니 이런 식으로 부른다. 내가 가르친 건 아니지만 아마
자기 생각에 그게 공평하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굳이 고칠 필
요를 못 느껴서 내버려 두었더니,어머니는 화를 내셨다. 할머
니,외할머니로 부르라고 아이들에게 나무라셨지만, 난 못 들은
척 했다. 도대체 이런 사고 방식은 언제쯤 고쳐질 수 있을지.
육아에 있어서도,자기 방식으로 애를 키우기를 고집하고 강요한
다. 물론 새겨들어야 할 말씀도 있다. 하지만 잘못 된 상식도
너무나 많다. 예를 들어 첨에 애기 젖을 짜주어야 한다며 쥐어
짰는데 그러다 곪아서 병이 난 애기를 난 보았다. 물론 우리도
그?O다. 다행히 곪지는 않았지만,어이가 없었다.첨이라 물론 실
수할 수 있다.하지만 아기는 전적으로 엄마의 보호아래 있는 것
이고 엄마의 책임이 아닌가...
시어머니를 고칠 순 없다.
하지만 우리가 시어머니 세대가 되면 이런 건 고쳐야 한다.
시어머니때문에 결국 이혼한 내 친구는 지옥에서 벗어난 것 같다
고 했다. 남편이 조금만 더 현명했다면,자기가 결국 책임져야
할 식구들은 아내로와 아이란 걸 깨달았다면 그런 이혼은 없었을
텐데
하기는 그 친구의 남편이 그렇게 된 건 아마 어머니 탓이었으리
라. 나약하고 엄마한테 꼼짝 못하는 마마보이였으니...
근데,또 나도 며느리지만 정말 너무한 며느리도 많다.
시어머니는 무슨 벌레보듯 하면서도,친정에만 잘 하려고 하고,
남편에게도 강요하는 며느리들을 본다. 남편의 어머니로써의 위
치는 인정해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저녁밥상에 마주 앉아 아들
이 밥 먹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어머니에게 들어가지 않고 앉
아있다고 인상 찌푸리는 며느리,시어머니와 남편이 웃고 떠들
면 그 꼴을 못 보는 며느리도 많다.
한 번은 이런 소리를 들었다. 결혼 할 때 시어머니가 안계신
걸 알고 그게 맘에 들어 결정햇다고,,그 소리를 들으니 무서워
졌다. 나도 아들이 장가 들기 전에 죽어야 하는 건 아닐까..하
고.
부모가 일찍 돌아가신 거야 누구의 책임도 될 순 없지만 그게 결
혼의 플러스가 된다는 건 좀 아이러니가 아닐까.
엄마의 반찬 솜씨를 그리워하면 화를 내고,무조건 그 끈을 싫어
하고 혐오한다는 건 또 말이 안된다.
내 아들이 그러하다면 난 또 얼마나 서글플 것인지...
결국,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예의를 지키는 것,그
것이 서로의 행복을 위하는 것이 아닐까.
하기 힘들어도 여유있는,여우 같은 며느리가 되는 것이 최상일
것이다. 너무나 무리한 요구에는 단호히 대처할 줄 도 아는 현
명한 며느리가 되야겠다.
글고,남편을 열씸히 구워 삶자.
남편이 결국 원인 제공자이자 해결의 실마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