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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BY 뜨락 2001-04-17

어젯밤에도 역시 아줌마 사이트의 이곳저곳을 헤매고 있는데
요란한 벨소리가 울렸습니다.
얼마전 제가 올린 글의 주인공,
이웃집 여자의 글을 올린적이 있었는데요.
그 여자였습니다.
"언니! 우리집에 빨리 좀 와 줘요."
하고는 끊겨 버렸다.
난 실로 오랜만에 맛사지란걸 하고 아컴을 헤매고 있었거든요.
어쩔수 없었죠.
재빨리 떼어내곤 옷을 갈아입고달려갔죠.
문을 여니 확 풍겨오는 피비린내.
난 그곳에서 무너질뻔 했습니다.
방이며 가게안이며 온통 시뻘건 피가 흥건했거든요.
아저씨의 손에는 수건을 감고 있고.
"언니, 119좀 불러줘요."
" 필요 없어 이 가시나야. 나혼자 가도 되."
아저씨의 말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이웃집 여자는
"야, 이 나쁜놈아.
니가 나한테 뭘 보여줄려구 이러니?"
하며 그녀 남편의 뺨을 때렸습니다.
그리곤 병원으로 갔는데 처음 간곳은 봉합수술을 할수 없다고 대학병원을 가라고 응급처치만 해 주고는 우리를 보냈습니다.
또 택시를 타고 갔죠.
막 택시문을 열려고 하는데 아저씨의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또 다른 여자한테서 온거였죠.
그랬습니다.
그 이웃집 여자는 남편의 여자들 때문에 그날밤 말다툼을 하였던 것
입니다.
그러다 감정이 격해져 그 남편이 부억칼로 자신의 검지 손가락을 잘랐습니다.
소름이 끼치고 그 남자가 무서워져서 쳐다보기도 두려웠습니다.
그날밤에는 수술도 하기어려웠습니다.
자꾸만 솟구치는 피 때문에......
그리고 주어들고간 손가락은 냉동을 해야 한다는군요.
그 날 난 새벽 4시쯤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한잠도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온 몸이 떨리고 무섭고....
내 이웃집 여자는 소리소리 지르며 울기만하고....
무서워서 같이 살수 없다고,
저 바람기를 잡을수가 없다고,
자해를 하고 남편을 겁줄 사람은 오히려 자기인데 남편이 먼저 선수를 쳤다고......
그 집의 사정을 보면 마음이 아파옵니다.
아기도 없는 집인데,
그 여자,
어디다 정붙일 곳도 없는 사람인데,
참 착한 사람인데,
정말 인정도 많은 사람인데,.....
어떻게 용기를 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무슨말을 해서 희망을 갖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원하건대,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데.
그 남편 어떻게 용서하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