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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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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오후..


BY 물빛갈매기 2002-05-07

창을 때리는 빗소리가 좋다.
바람이 제법 불어서인지 꽤 크게 들린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앞에두고..
내다본 창밖은..
잔뜩 흐려있지만..
내 맘은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고 싶다.
구속이 아닌 구속.
나 자신 자꾸만 안으로만 숨어 들어서.
이제 바깥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를날이 오지 않을까...
날아가고 싶다는 욕망은 맘일뿐..
난 오늘도 꼼짝하지 못할 거다.
언제 부터일까..
내 자신 스스로 안으로 가둔것이..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것인지..
아무리 사는게 힘들어도..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 이세상에 많을텐데...
난,
왜 이리 못났을까..
거듭된 부도,
그이의 외도,
더이상 나락으로 떨어질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더 내려 갈곳이 남아 있을까...
어디가 그 끝인지...
아득하다..
봄에 가졌던 맘 가짐이..
생동하는 봄과 함께 털고 일어나려던 나 자신이.
이렇게 무력하게 무너질줄은 몰랐다.
어디가 정말 막다른 골목일까
정말 그만이고 싶다.
이대로 멈춰서 주었으면..
천길 낭떠러지에 선 기분이다.
한발짝 앞으로 나가면 다시는 올라올수 없는곳,
누가 손잡아 줘도...
그손 잡을수 없는 곳,
그런 벼랑끝에 선 기분...
언제쯤 끝날까..
이 지독한 내 생의 시험은..
내 인내의 한계는 정말 어딜까..
더 참아낼 수있을까?
많은 시간,
많은 노력...
그런것들이 허사가 된 지금.
난 무엇으로 힘을 얻어서 살아야 하나..
이비가 내 모든거 다 씻어 주었으면...
시원하게 내리는 이비가..
내 몸과 맘을 다 적셔 주었으면...
살고 싶다.
아이가 자라서 제 앞가림을 할때까지만이라도...
이런 생각 자체가 모순이겠지만..
그러고 싶다..
커피가 맛있다..
내 인생도 이렇게 살았으면 했는데...
왜 이리 엇갈리기만 하는지...
힘내고 살아야지..
아래를 보면서..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구..
내 자신을 위해서...
이비가 그치고 나면 나서 봐야지..
어디로든...
화려한 외출을 감행해 봐야지...
여름이 오기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