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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호스 아줌마의 신문읽기3 - 가운벗는 의사들 (조심스럽게 올립니다..)


BY 닭호스 2000-11-03


의료분쟁이 계속되고 의사들에 대한 사회적인 평판이 급락하면서 전직과 이민 등 '다른길'을 찾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서울 강북 S병원의 레지던트 4년차 이모씨는 지난 3월 외국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벤처업체에 입사했다고 한다.. "8개월만 참으면 되는데.." 하던 주위 사람들도 지금에 와서 그의 판단이 옳았음을 시인했다고 한다.

그리고 개인병원을 운영중인 정신과 의사 박모씨도 스파게티 전문점으로의 이직을 고려중이며.. 스파게티 조리비법을 전수 받기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서울 중앙병원 레지던트 1년차인 이모씨는 사법고시를 준비중이라고 한다. 그의 꿈은 의료관련 전문 변호사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의쟁투 주수호 대변인의 말에 의하면 서울의대생 30%가 미국의사시험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의사들의 이민도 급속히 증가해.. 한 이민업체는 지금 10건정도 의사이민을 진행중이며 하루 2-3건의 문의가 들어온다고 한다..



오늘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났다..슬픈 일이다.. 우리의 의사들이 떠난다니..

언제 어디선가.. 의료계의 집단 폐업을 주동한 혐의로 수배중이다가 구속되었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신상진 위원장이라는 사람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의사들이 구속되는 장면을 뉴스로 접할때마다 그 의사라는 사람들의 몰골을 보며 나는 속으로..

'의사들도 뭐 저렇게 해놓고 보니까 별수 읍네.'

내지는

'의사들 중에 저런 의사들은 평소에도 불량기있는 의사들일꺼야.. 불법을 일삼는 그런 나쁜 의사임에 틀림읍어...'

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그를 매도하였다..

그런데..내가 어디선가 보았다는 그 기사에 따르면 그는 내가 생각하던 그 이미지와는 달라도 아주 달랐다..

신상진 위원장은 서울대 의대 3학년이던 당시, 노동운동에 몰두해 있었다고 한다..그런 그에게는 시장에서 행상을 하시던 홀어머니와 줄줄이 딸린 어린 동생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노동운동중 구속이 되었다고 한다.. 철썩같이 믿고 의지하던 맏아들이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을 본 노모는 쓰러져 돌아가시고.. 그 이후.. 그는 열심히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13년에 걸쳐 의사가 되었고... 그는 서울 인근에서 작은 병원을 차렸다고 한다..

그런 그는 장애인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무료로 진료해주는 의사들의 모임을 결성해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경기도의 한 25평짜리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의 말미에서..
"아내한테 결혼하고 십년이 넘도록 10만원이 넘는 옷 한 벌을 사주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어딜가나 삼겹살에 소주한잔 기울이는 저녁식사에 내가 선뜻 밥값을 낼 수 있으니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그는 아내에게 30만원짜리 옷 한벌을 사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날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고 했다..

나는 이 기사를 읽으며 신상진위원장의 아내를 생각했다.. 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바르게 살던 남편이 경찰에 구속되고..나를 위시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불량기있는 의사로 손가락질 받는 그 힘든 나날동안 그녀는 아이들에게 무슨말을 어떻게 했을까??

우리는 모두 남편을 아침마다 일터로 보낸다.. 나와 내가 낳은 그의 자식들을 위해서 묵묵히 일터로 향하는 그들을 보내며.. 우리는 그들이 딸애에게 이쁜 고가의 옷을 사입힐수 있을정도의 그리고 이제 막 씩씩해지기 시작한 아들애에게 멋있는 최신형 로보트 장난감을 사줄수 있는 많은 돈을 벌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남들은 안 그런지 몰라도 나는 그렇다. 남편아.. 돈 많이 벌어왕~~)

하지만.. 그것외에도 우리가 직장으로 향하는 우리의 남편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내가 참으로 사랑하는 나의 남편이 직장에서 인정받고.. 또 아이들에게 떳떳한 자신만의 직업관을 가지고 성실히 일해주는 아빠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얼마전 대한 항공 조종사들이 파업을 했을 때..신혼 여행을 떠나지 못한 한 새신부가 검은색 마스카라가 가득히 번진 퉁퉁 부은 얼굴로 공항이 떠나가라 호통을 쳐대는 것을 본적이 있다.

"내가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신혼 여행 몬 가면 당신들이 책임질거야? 응? 응? 조종사들 파업이 뭐가 중요해? 일생에 단 한번뿐인 신혼 여행보다 더 중요해?"

그랬던 것 같다...

조종사들의 파업은 신혼여행보다 더 중요하다.. 아줌마인 나의 견해로는 그렇다.. 한 가족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므로...

남을 이해할 줄 아는 마음... 그리고 남을 긍휼히 할줄 아는 마음.. 그 정신이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꾸리는 아줌마의 정신이다..

그런 정신이 있기에 아줌마들은 아가씨들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