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반함은 아마 겨울에서 봄으로 살짝 넘어서
길가에 살그머니 돗아나는 초록의 새싹들을 볼때 아니면
수양버들가지에서 연두빛깔로 물이 살짝 들랑말랑할때
여기 저기 꽃들의 제각기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향기를 품을때
내볼에 스치는 바람 또한 부드러울때가 아닌가 싶다.
자연을 벗삼아 살수 있는 공간에 있다는게 차를 타고 어디라도 갈때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감사하단 생각이 많이 들곤한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여유로운 오후시간을 보내고 있노라면
컴퓨터가 친구로 옆에 달싹 붙어 있어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도
어디선가 들려오는 감미로운 음악을 듣고 있어도
여러편의 책을 접하고 있어도 웬지 모를 심심함이 밀려올때가 있다
이렇다 보면 낮잠이라는 유혹의 손길이 손을 내밀지 모를일 ...
얼른 바깥으로 나가 보일러실 문을 열고 길다란 빨간 물호수를 끄집어 낸다.
수돗꼭지를 틀면 힘차게 밀려나오는 물줄기에 나른함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시원함과 싱그러움이 내마음을 씻어준다.
어릴때의 메마른 흙마당에 위에 물을 뿌리듯이...
흙먼지가 낀 유리창에도 아스팔트의 검붉은 바닥에도
내마음속에 낀 어두운 그림자에도 시원스럽게 한줄기 물을 뿌려놓고 나면
비온후에 맑게 개인 주변의 풍경처럼 산뜻함으로 내가슴을 가득 메워준다.
이렇게 나른한 오후 한줄기 물방울과의 만남으로 봄날의 나른함을 씻어 버리고
싱그러움으로 오후시간을 채워보고 싶어진다.
2001년 4월 13일 금요일
지리산 아낙네 베오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