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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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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선물


BY 다정 2002-04-23

'저를 태어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21일은 딸 아이의 생일이었다.
아침에 불쑥 내미는 책 한권,
그 안쪽면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서점에서 그 중 두꺼운 책으로 찾은 가운데서 가져 왔다나.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재작년 부터 아이는 제 생일 날이면
꼭 나와 남편에게도 선물을 해 온 것이다.
그냥 지나 가는 소리로다
"네 생일이기 전에 이 엄마 고생한 날이다"라고 했더니만 ,,


예정일이 근 삼주나 지나서
병원에 얼떨결에 가본 그 날 아이를 낳았다.
그것도 삼십분만에.....
간호사가 아이를 들더니만 하는 소리
"어머나,아이가 엄마 하나도 안 닮었어요, 에구 쌍거풀도 없네"
그 와중에 간호사도 그렇지만,
발버둥치는 아이의 열 개의 꼼지락거림이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병원 개원하고 애 잘 낳는 산모도 드물지만
낄낄 웃는 산모도 처음 이라고 그러신 선생님 말씀,후후후
그랬었다 ,이 철 없는 엄마가,


간호사 말처럼 나랑은 하나도 닮지않은 아이 사진을
마침 암 병동에 계셨던 아버지께 보여드렸더니
"에구, 이놈이 우리 막내가 낳은 아가 맞냐?"
그러시며 한참을 보셨었는데,
아버진 내 딸이 말 하는 것도 못 보시고 가셨다.
지금 계신다면 그 때 하셨던 걱정도 많이 덜어지실것인데....


언니에게 딸이 준 선물을 자랑 했더니 그런다,
엄마한테는 하지도 못하곤 딸한테는 기어이 받아낸다고.
내리 사랑만 당연시 여겼던 철부지인 내가
어찌 치사랑을 알 수 있었으랴.
세월이 흔적도 없이 그냥 흐른 것만은 아닌듯 하다
아이가 지나온 기억들 사이사이에서
못난 나를 돌아 보게 하는 것을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