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냉정히 돌아다 본다.
다분히 앞만 보고 살아 왔고 그러지 않으면 누군가로부터 지탄
을 받아도 고스란히 감내할 자신이 없었기에 정말 열심히 그냥
곰처럼 살았고 지금도 그러하다.
옆을 돌아볼 겨를 없이 우리의 울타리를 지켜려 했다.
밖의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묻혀 온 남편의 지친
모습에서 울 안에서나마 풀어 쉴 수 있도록 최대한 감싸고 안식
하라 했다.
그러므로 내겐 달리 어느 누구도 들여다 볼 여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런데 이 울타리를 지키면서 남겨진 흔적이 냉정하고 차가운
여자...그런 여자 라는 인식으로 각인되어졌단다.
냉정했었단다. 난 강해지고 싶었는데 누구에게도 손 내밀지 않
아도 평안히 살아갈 수 있도록 정말 구차한 삶이 되고 싶지 않
았는데 가까운 친척에게 듣게 된 내 분위기가 냉정하고 차가운
여자로 비춰졌다니...
나에겐 적쟎은 충격이었다.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드림으로 환영까진 아니어도 이런 말을
듣기란 정말 예상외의 일이었다.
누구에게도 진실하고 성실하게,친해지고 싶었던 만큼 의존적이고
정이 많다고 자인해 왔었는데 난 자신을 바로 보지 못 했던걸까?
어떨 땐 해답없는 삶에 가장 정답으로 살 방도를 항상 찾아가며
살려 했다.
지난 시절 울 어머니의 삶에서 나의 앞 길을 점쳐 보곤 하지만,
열심히 사신 어른의 생활이 내게 그닥 크게 중심잡진 못 했어도
내 삶의 안내도가 되어 주심에 감사하면서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하는 거란 말씀을 맘 깊이 새겨 살아 왔고,또 오늘의 알뜰함이
내일의 안락을 보장해 주리라는 신념으로 현재의 연락을 잠시
뒤로 미루어 두려 한다.
그럼에 있어 미처 챙기지 못 한 마음 씀씀이가 내 이웃 내 형제
에게 냉정하고 차갑게 비쳐졌다면 내 삶에서 또 다른 뭔가가
빠져 있다 할 것인데 아직도 이 몸에 밴 습성을 고치기에 더
늦기 전에 찾아봐야 할까보다.
하지만 열심히 살려하는 모습을 뒤에서 다만 하기 쉬운 말로
냉정하다 말들 하심이 못내 서운한 것은 어쩜 속좁은 나를 다시
들여다 보게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잠시 한숨섞인 여유를 가지려 한다.
언제쯤 내가 철들어 그들로부터 정말 열심히 살갑게 살았단 얘기
듣게 될 날이 올지...나는 항상 나 뿐아니라 그들의 눈치를 보고
살고 있음을 오늘도 자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