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엄마 저 ** 이 보내요 "
오후에 걸려온 질부의 전화는 나를 착잡하게 합니다.
정신지체 1 급 뇌성마비 장애인.
이제 우리나라 나이로 만 네살인데...
시설로 보내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동안 질부는 너무 힘들어 했읍니다.
거의 24시간을 아이는 제 에미의 등허리에서만 있으려하고
잠시도 쉴틈을 주지 않고 울어댔읍니다.
길게, 많이 잔다고 해야 한, 두시간쯤...
먹는것도 제대로 소화를 못시키니 변비가 너무 심했고.
잠시를 놀아도, 잠을자도
꼭 제 에미의 등에서만 모든것을 해결하려 했읍니다.
어느날은 그럽니다.
" 작은엄마 저요. 하루에 두시간만이라도 푹 자보았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
오죽하면 질부의 입에서 저런소리가 나올까 싶었지만.
난 그냥 질부의 하소연만을 들어줄밖에요.
잠시 지켜본 큰집의 손자는 내가 조금만을 봐 주기에도 버거운 상대였읍니다.
그런데다 그 아이에게 매월 들어가는 돈은 만만치 않으니 경제적인 문제도
보통의 문제는 아니었나 봅니다.
모두가 보기에 가망없는 그 아이를 제 에미와 에비는
재활치료부터 시작해 희망이 있다는곳에
손을 놓치를 못했읍니다.
그러다보니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 큰 녀석에게는 자연 소홀해질수밖에요.
이것저것 즈의 내외들이 많은날 많은시간을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겠지만.
그냥... 그러니? 라는 말밖에는 아무 해줄말이 없었읍니다.
하지만 나는 질부의 그런 결정이 참으로 잘햇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미래를 봐야하는데.
잠시의 정에 못이겨 아이를 보듬고 있어봐야
희망은 보이지를 않으니까요.
" 어디로...보내니? "
" 가까운데로요 "
" 조건은? "
" 한달에 십구만원돈만 내면 되구요 면회도 된데요 "
" 그래...다행이구나 "
" 그리구요. 언제든 집에 데려와 재울수도 있대요 "
" 그래... 그것도 잘?映립?"
" 그런데 작은엄마 "
" 응. 얘기해 "
" 저...죄짖는거 아니지요? "
" 아니, 아니야 죄 짖기는. 잘 생각했고 잘 결정했어 "
" 제가 ** 이 버리는건 아니지요? "
" 무슨...절대로 아니야 그냥 학원이라던가 놀이방같은데 잠시 맡긴다 생각을 해 "
" 그래도 다행인것은요 "
" 응 "
" ** 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거예요. 지가 어디를 가는지 부모와 떨어지는것도 모르고... "
질부는 위안을 삼으려 말을 하다가는 목이 탁해지며 잠겨옵니다.
그 사람의 목소리처럼 내 목소리도 떨려옵니다.
아무것도 도와줄수 없고 내가 할수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읍니다.
한참을 침묵하던 질부가 다시금 씩씩하게 목소리를 냅니다.
" 작은엄마 저요 돈 많이 벌래요. 그래서 우리 ** 이 찾아올래요 "
" 그래 그래야겠지 "
힘든 결정만큼 마음또한 다부지게 먹은거 같습니다.
아무리 잠시라지만 성치도 않은 장애 자식을 시설이라는곳에 떨쳐보내야하는
질부의 마음이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제 마음의 몇곱절 아리고 쓰리겠지요.
어디다가 하소연 할곳도 없는 질부는 그저 전화기만으로 위안을 삼나봅니다.
그래도 질부는 오랜시간 잘도 버텨주었읍니다.
말이 쉬워 사년이지
둘째아이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먹지도
제대로 잠을 자지도 못해 쓰러지기도 몇번.
응급실도 수 없이 실려갔읍니다.
그래도 부모와 자식이라는 그 질기고 질긴 끈을 놓치 않으려
무던히 발버둥도 쳤었는데...
이젠 지쳤나봅니다.
그런 질부가 그저 안쓰러울뿐.
그냥 마음만이 그럴뿐.
난 아무것도 해줄수 없읍니다.
통곡이라도 하고 싶을 질부이겠지만...
작은 떨림으로 갈라지는 목소리로 대신합니다.
그래서 더욱 안쓰러운지도 모르겠읍니다.
이제 며칠남지를 않았읍니다.
그녀석 ** 이를 시설로 보내는 날이요.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자식을 품에서 떠내보내는...
내게는 큰집의 손자인데 한번은 가서 봐야할거 같습니다.
말처럼 쉽게 시설에 가 있으면 면회를 가기는 쉽지 않을테니까요.
하지만...
편하게 질부를 대할 자신이 내겐 없읍니다.
아마도 그 사람의 멍든 가슴에 나 또한 눈물로 적실테니까요.
한동안은 아이를 보내고 힘이 들텐데
내가 해 줄수 있는일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것 뿐이겠지요.
오후내내 내 마음은 많이도 흐려있읍니다.
보내는 연습을 한다는 그 말이 계속해서 내 귓가를
뱅뱅 맴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