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어나더+ 아이함께 시범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53

장대비가 내리는 사월에…


BY 아침커피 2002-04-16



♡ 장대비가 내리는 사월에…♡ 


오랜만에 비같은 비를 느껴보는 사월의 봄날이다. 
봄비라고 말하기엔 장대비라고 표현해야 싶을 정도로 
굵은 빗방울이 신록이 일렁이는 대지 위를 힘껏 두드린다. 
풀내음이 날리는 창문을 여니 
가르마 같은 도로 사이로 한층 자태를 뽐내는 
싱그런 보리밭이 한 눈에 들어오고 
산허리를 감돌아 회색창을 드리운 먹구름은 어딜 가는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우리네 삶을 대변하듯 
그렇게 흘러가는 모습이 쓸쓸하다 못해 
슬픈 여운마저 감돌게 한다. 
날씨 탓일까? 
빗방울이 똑똑 부서지는 아스팔트 위를 한참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내 마음 한 켠에도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이 
하나, 둘 마음의 빗장을 부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느닷없이 찾아 온 외로움의 두 글자 "고독" 
오래 전 부터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니건만 
어느 날 부터 매우 친숙해 버린 이젠 나의 일부가 되어 
친구라 해도 좋을 만큼 스스럼 없는 사이가 되었다. 
누구인들 한번쯤 외로움을 느끼며 
삶으로부터 전해오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만은 
나 또한 예외는 아닌 듯 싶다. 
가고 나면 다시 오지 않는 인생의 행로에서 내가 선택한 삶이 
옳은 길이든, 옳지 않은 길이든 두 번 번복할 수 없음에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창조하며 
후회와 회한의 눈물을 흘리기 보다 
꿈과 희망의 색실로 조화롭고 아름답게 엮어가야 할 것을 알고 있음에도 
모든 걸 잃어버린 허망함으로 
늘 마음속에는 움켜지지 못할 찬바람이 가슴을 적시고 있다. 
때아닌 장대비가 온 대지를 휩쓸고 가는 
사월의 중턱에서 나는 또다시 
허기진 마음에 혼을 불어넣는다. 
시련과 절망이 나를 진흙 속으로 몰고 가더라도 
대책 없이 무너지는 한 점 바람이기 보다는 
한 점 바람에도 쉬이 넘어지고 쉬이 일어나는 풀잎처럼 
연약하지만 강인한 여자로 거듭 태어나길 
가슴이 아프도록 소망해 보며 
황폐해진 마음에 사랑의 조각배를 살며시 띄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