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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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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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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살 즈음에는... *


BY 쟈스민 2002-04-15

언제부터였을까...
매사에 조바심을 내지 않고 마냥 느긋하게 사는 습관이 내게 붙어버린 것이...

사십이 다 되어가도록 나는 단 한번도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에서 자못 부담스러운 무게감이 느껴졌다.

학창시절 내내 제일 뒷자리를 독차지할만큼 일찌감치 자라버린 키 탓에
교묘하게 감추고 다닐만큼 약간의 내게 있었던 패션센스 덕택에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위사람들에게 날씬하단 소리를 들었으니
외모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살았더랬는데,
그것은 아마도 서른 다섯 전의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흔히들 말하는 나이살이 내게도 찌는 것이었는지
서서히 불어나기 시작하는 배와 옆구리의 군살들이
차츰 자신들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는 이리저리 헤메는 듯한 기이한 현상을
도무지 어찌할 재간이 없었다.

하루 종일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
흔히들 참 편한 직업이라고 말들 하는 일을 오랜 세월동안 하고 살아서인지
마치 무슨 살아온 연륜의 크기라도 되는 양 당당하게 붙어버린 살들이
반갑지 않은 손님마냥 내게로 와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살이 찌고 나니 몸의 움직임이 점점 둔해진다는 것과
남들 앞에 나설때 자신감이 없어지며, 약간은 의기소침해짐마저 느껴졌다.

그동안의 살아온 시간을 되돌이켜보면
따로이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러 갈 만큼 시간적인 여유를 느낄새도 없이
그저 앞만 보고 여기까지 달려왔던 것 같다.

누군가 그랬다.
나이 사십이 넘으면 스스로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
그것은 비단 외모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아뭏튼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모두 가꿈이 요구되는 나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지금까지는 단 한번도 먹는 음식을 앞에 두고 체중감량을 생각해 본적이 없이 살았던 것 같다.

진정으로 나 자신을 위하여 적당한 정도의 긴장감과,
조금쯤은 포기하고 비워두는 여유를 배워야 할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어떤 방법으로든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느꼈기에
이 즈음엔 저녁을 가볍게 드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식사량을 조금씩 줄이기로 해 본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밀가루 음식이나, 고기류는 자제하고,
채소위주의 식사를 하려고 하며, 현미나, 콩 등 잡곡류의 섭취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기로 한다.

저녁 후에 학교 운동장에서 1시간 가량의 조깅을 하며
하루에 한번은 꼭 땀을 흘리는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나서는 저녁 나들이가 이젠 제법 즐거워졌다.

언제까지 몇 킬로그램을 빼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두진 않았지만,
그것보다는 생활속에 작은 변화를 주고, 자연스럽게 몸에 베인 식습관이나, 운동습관을
지금이라도 나의 몸에 베이게 하고 싶어서
완전한 포만감이 채 들기전에 수저를 미련없이 놓을줄 아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비록 예쁘지 않은 얼굴이지만,
항상 거울 앞에 서면 스스로 당당한 모습을 연출할 줄 아는
진정한 멋쟁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을 위하여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니
마흔살 즈음에는 ...
자신과의 싸움에서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낼 줄 아는 이로 거듭나고 프다.

그리하여 언제 어디에서든 당당하고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무슨일을 하든 지금보다는 노력하는 모습으로 살아보련다.

가벼워진 몸 만큼이나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가뿐한 마음으로 우리네 세상살이도 그러했으면 하는 바램을
흐린 봄날의 하늘에 띄어 본다.

* 마흔살 즈음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