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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아버지의 눈물을 잊고 웃고살께요.


BY 하얀목련 2000-10-31

그리운 아버지.
오늘은 시장을 다녀오다가 앞에 서 계신 어느 노신사를 보고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늘 입고 계시던 감색 양복에 비슷한 외모에 저는 혹시 친정에서 아버지가 다니러오신것 마냥 정말 놀라 우두커니 서있었습니다. 왜 달려가지 못했냐구요.
아버지는 오실 수 없는 곳에 계시잖아요. 보고싶어도 듣고싶어도 다시는 볼수도 다시는 들을 수없는 그런 먼곳으로 가셨잖아요. 가끔씩 제이름을 부르시면서 힘들면 다녀가거라 그 한마디가 늘 가슴에 사무쳤습니다. 한 번 잘모시지도 못하고선 아버지한테 위로만 받으려고 했어요. 참 이기적인 딸자식이였습니다.
그리고 가시던 마지막 아침도 그렇게 빈 방에서 애타게 찾았는데 저는 그냥 잠꼬대를 하시는 줄로만 알고 그냥 그렇게 보내드렸어요. 그때 정말 아버지의 마지막 가시는 길인줄 알았다면 그러지 않았을거예요. 너무 아팠어요. 늘 그때일로 가슴이 아팠어요.
그렇게 갑자기 우리곁을 떠나실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잖아요.
아버지. 보고싶은 우리아버지.
정말 꿈속에서라도 그때 그 일을 얘기하고 싶은데 왜 꿈속에도 한 번 나타나 주시질 않으시나요.
제가 정말 미워서 그러신 것은 아닌가요.
아버지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후회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 이곳 걱정일랑은 아무것도 마세요. 어머니 잘모시고 화목하게 잘 살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편안히 쉬시지 못했던 삶을 이제는 편히 쉬세요.
가끔씩 들러보듯이 자식들이 살아가는 이런 저런 모습들을 보시면서 편안히 계세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정말 아버지가 해주신 것 처럼 제 아이들에게도 풍요로운 유년을 보낼 수있게 해주겠습니다.
아버지 언제나 아버지기억을 아름답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아버지의 딸이였던 제가 늘 자랑스럽게 생각함을 잊지마세요.
아버지 편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