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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BY 뜨락 2002-04-06

"옴마나, 이게 누고? 세상에.....넘 오랜만이다. 그치?
엄머, 엄머, .......
그러고 보니 너도 늙는구나. 넌 안 늙을줄 알았는데...."
욕인지 칭찬인지 모를 수다,
길가에서 온갖 수다를 늘어놓는 수다왕, 내 친구.

그러니까 내가 병원을 그만둘 즈음인가?
10년도 훨씬 넘은 세월을 보내고 오늘 만났다. 우연히.
내가 친구라 부르는 이를.

그 친구는 어디서 살다 왔길래 영 소식이 없더니만 불쑥 내 앞에 나타났다.
40을 넘어선 그 친구의 몸과 얼굴에서도 세월의 흔적은 역력히 느낄수 있었다.
반가워 어쩔줄 모르겠다는 친구를 길가에 남겨둔채 E-MAIL 이 함께 적힌
명함 한장 달랑 건네고 바쁘다는 핑계로 가게로 왔다.
늙어? 그렇구나.
눈가에, 입가에 내게 씌워진 세월의 굴레도 피할순 없고 ,
새삼 느끼는 얼굴의 잔주름들,
나와 함께 해온 지친 내 삶의 자국들.
여기 저기 쑤시고 아프고 누구도 피할수 없는 불혹의 나이에 접어 들었다.
가끔, 가게에 오시는 손님 중 날더러 아가씨라 부르는 손님이 계신다.
그러면 난 쪼르르 달려가서
" 뒷모습만 보셨죠? 그래도 감사해라...호호홍"
"글쎄, 아가씬가 아줌만가 부르기가 어중간해서......."
조명탓이겠지만 암튼 기분은 캡짱.
그러구 보면 난 역시 반쯤 눈 감긴듯한 조명아래에서만 일해야 할 신세인가 보다.
낮이 무서버라, ㅋㅋㅋ
오늘의 내 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