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예전처럼 딸의 머리 위로 손이 올라간다.
손바닥에 온 몸의 힘을 다 실은 채..
여리디 여린 딸의 표정은 또다시 공포로 일그러진다.
참 서럽다.
이 땅에 태어난 나도 서럽고, 이 땅에 태어남을 당한 내 딸의 인생도 가엾다.
내 딸, 이제 10살
정말 살아가는데 전혀 도움도 되지 않는 수학 문제로 나에게 오늘도
여지없이 쥐어박힌다.
100조며, 1000억 따위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숫자 따위가 왜 이제 10살 먹은 우리 딸에게 꼭 필요한 것일까?
속상타, 한심타,
겨우 머리 굴려 만든 7차 교육과정이 이건가?
우리 딸
잠든 얼굴이
아직도
엄마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하다.
미안타, 딸아...
너무 야속타 말거라.
엄마도 너무 맘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