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 만에 내 얼굴을 자세히 봤다.
거울 속엔 보기에도 허름한 아줌마가 뚫어지게
나를 쳐다 보고 있었다.
생기도 하나 없고,
주름도 자리를 잡고 있고,
아침에 먹다 만 김 부스러기도 입가에 어설프게 자리하고.
저 여자가 나 였구나______.
방 한구석엔 언제 벗어 놓은 지도 모를
남편의 양말이 동글동글 뒹굴고 있다.
마치 나와 같은 모습으로.
시간에 쫓기는 사람 처럼 서둘러
나갈 채비를 하면서
한편으론 웃음이 나왔다.
바 _____________ 보.
세일이 시작된 백화점은
눈부심으로 출렁이고 있었다.
막 피기 시작한 꽃처럼
색색의 옷으로 한껏 멋을 부린
그녀들의 사이에서
난
미아가 되어 버렸다.
허둥지둥 나를 추스리며
바라본 긴 거울 속에
그 여자가
또 있다.
집에 아무도 모르게 숨겨 놓았는데,
어느새에 따라온 그 여자가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