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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용돈을 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한 A씨의 사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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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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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남자


BY baada 2001-04-01

휘파람을 부는 남자.
무엇이 즐거운지 늘 그는 휘파람을 불고 다닌다.
휘파람소리와 함께 싱글대며 웃는 남자는
바로 우리옆집 아저씨다.
그는 이제 서른대여섯된 남자인데 달랑 딸아이가 하난데 그 아이를
얼마나 이뻐하는지 그저 이뻐서 어쩔줄 모른다.
딸아이뿐 아니라 마누라 사랑도 지극해서 그저 두 여인네를 모시고 산다고 해야 할것이다.
그의 흥겨움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나는 아침, 복도를 건너 들려오는 그의 콧노래를 들으면서 생각해본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신바람나게 할까?
우리집 남자와는 너무나 다르다.
그는 늘 짜증이 나서 못견뎌하고, 마누라가 자기 인생을 방해하는 유일한 것이라고 믿고 사는 사람이다. 모든것이 불유쾌하고 화가나서 미칠것같은 인상을 그리고 사는 남자이다.
그는 늘 욕을 달고 산다. 그는 비아냥거리며 살고, 그는 늘 자신이 최고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의 모든 시선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이 내게 고정될까? 그런 생각들로 가득차있다.
아이들은 그 남자를 너무나 싫어한다.
그 남자의 막무가내 생활방식은 아이들을 질리게 한다.
그와 옆집 남자는 너무나 다르다.
그런데 문득 난 생각을 한다.
나의 남자가 아침마다 복도에 울려나올정도로 신바람이 나서
콧노래를 흥얼거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아내로서의 행복이 아니라
그를 지어내신 신의 자리에서의 흐뭇함이다. 그의 콧노래를 내가 들을수 있다면 나는 그를 내게서 놓아주고 싶다. 그가 신바람나서 살수 없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을 나는 말끔히 치워주고 싶은 것이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것인가. 세상에서 그것만큼 아름다운 그림이 또 있을까?
옆집 남자의 콧노래를 들으며 아, 산다는 거 저런거구나! 나는 가슴이 떨려왔다. 완전한 삶이란 바로 저런 것일거구나 하는 생각이 나를 벅차게 만들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도 아쉬운 삶을 살고 있지 않는가?